엄마와의 데이트 
Outing with family , Nov 11, 2017

모처럼 공휴일 아침, 10시 30분쯤 엄마께 전화를 걸었다. 
굳모닝 엄마, 아침은 드셨어요? 오늘 우리 추어탕 먹으러 갈까요?
'추어탕'이라는 색다른 제안때문인지 왠지 오늘은 노모께서 선뜻 응하셨다. 
마침 엘에이에 나와 일하고 있던 큰오빠에게도 전화를 하여 정오에 남원골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따뜻한 가을날씨를 만끽하며, 엄마를 옆에 모시고 앨에로 차를 몬다. 아바의 생동감있는 노래를 들으며 101 푸리웨이를 넘노라니 노모도 기분이 좋아 보이신다. 멀리 보이는 산도 더 정답고 아바의 노래도 더 흥겹다. 할리우드 블러바도를 지나 가을운치가 멋스로운 바인길을 지나노라니 모처럼 나온 엄마가 좋아하셔서 나도 덩달아 즐겁다.

드디어 세 사람 자리를 잡고 추어탕 두 그릇, 청국장 하나, 그리고 함께 못 온 남편과 언니를 위한 투 고 추어탕 둘 추가! 역시 엘에이 식당은 밸리와 비교가 안 돼. 팥밥도 정말 맛있고 김치와 밑반찬도 훨씬 정갈하고 맛있다.

다 맛있게 잘 먹고 나서 내가 한 턱 내려 했는데 벌써 엄마가 재빨리 백불짜리를 꺼내어 웨이트레스 손에 쥐어 주어버리셨다. 내가 낸다고 도로 달라고 해도 그대로 가져가버리는 그녀가 좀 원망스러웠지만, 곧 다음 기회를 엿보기로 한다. 식당에서 나와 사진도 한 컷, 오빠와 돌아가며 찍었다. 노모에게 보여드렸더니 아이처럼 좋하하신다.

웨스턴 길에 내려오다 백화점에도 들렀다. 엄마와 옷가게들을 한 바퀴 돌며 새로 나온 여성옷들을 '감상'하였다. 엄마가 맘에 들어 하시는 블라우스 한 장 슬쩍 사서 품에 안겨드렸다. 다음은 빵집, 엄마 시장하실 떄 드시라고 단팥빵과 크림빵도 열개.

돌아오는 길에는 구성지게 슬픈 민요를 들었다. 감성 풍부하신 엄마가 하시는 평은 다 지당하시지. 우리는 역시 비슷한 점이 많이 있는 것같다.

큰오빠가 사준 잣죽 세 상자까지 7층 엄마의 아파트 방에 마저 다 올려드린 후 다시 언니네 집에 들러 추어탕 한 그릇 배달.

집에 돌아오니 하루가 거의 다 가버렸네. 내일 아침에는 여섯 시에 일어나 출근 준비해야지.
내일의 새벽은 또 얼마나 신비스럽고 황홀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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