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컴퓨터
한남옥
손끝에 달린 심장
자판위에서 뛴다
뜨거운 손,
꽁꽁 언 손,
눈물 젖는 손등
바깥과 상관없이
그녀 체온에 맞추고
푸근한 의사처럼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나는 백스페이스도 딜리트 키도 작동하지 않는다.
지우려고 애썼던 그녀의 이야기
꿈의 자리에
자동으로 저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