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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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스위치를 올려라
신순희
Apr 27, 2017 233
스위치를 올려라 신순희 아직은 컴컴한 새벽이다. 어둠 속을 더듬거리며 벽에 있는 스위치를 올린다. 갑자기 눈이 부셔 앞을 볼 수가 없다. 눈을 밑으로 내리고 잠옷을 평상복으로 갈아입는 동안 차츰 빛에 익숙해진다. 침실을 나오면서 줄줄이 스위치를 올린...  
11 기분 묘한 날
신순희
Apr 27, 2017 179
기분 묘한 날 신순희 조반을 먹고 그냥 앞마당에 나섰다. 2월이 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여기저기 잡초가 쑥쑥 고개를 내밀었다. 벌써 잡초와의 전쟁을 치러야 하나. 아직은 쌀쌀한데 고것들 참 성미도 급하다. 이리저리 보이는 데로 잡초를 뽑다보니 시간 ...  
10 다이아반지
신순희
Apr 27, 2017 667
다이아반지 신순희 올여름 뒤뜰에서 잡초를 뽑다가 나는 다이아반지를 뽑아버렸다. 처음으로 시애틀 우리 집을 방문하러 오빠가 한국에서 오기 바로 전날, 정원손질을 한다고 부산을 떨었는데 그때 사건이 발생했다. 실장갑을 낀 채 작은 꽃삽으로 뒤뜰 화단을...  
9 버스 44
신순희
Oct 15, 2016 398
버스 44 신순희 한적한 시골길에 버스 한 대가 달리고 있다. 저만치 서 있던 중년 남자가 두 손을 휘저으며 버스를 세운다. 44번 버스, 운전사는 젊은 여자다. 버스 안은 승객이 적당히 차있다. 중년 남자를 태운 버스는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조금 더 달리던...  
8 언니의 지팡이 2
신순희
Aug 17, 2016 268
언니의 지팡이                                                                                           신순희     무심하게 파란 하늘. 관광버스는 겨우 낭떠러지 끝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다. 조금만 흔들려도 절벽으로 굴러떨어질 판이다. 승객들...  
7 우물은 어디에 있을까
신순희
Jun 30, 2016 395
우물은 어디에 있을까 신순희 그곳에 우물이 있었다. 우리 집 골목길을 나와 큰길을 조금 걸어 올라가 고개를 넘으면 쌍우물이 있었다. 우물 위에는 ㅅ자 모양의 지붕이 있었다. 그 지붕에는 도르래가 설치되어 있었고 거기 두레박이 두 개 매달려 있었다. 친...  
6 망설이다가 떠나간 사랑
신순희
Jun 30, 2016 364
망설이다가 떠나간 사랑 신순희 옆집 할머니가 혼자 되었다. 그전까지 함께 살던 보이 프렌드(할머니는 그렇게 말했다)하고 헤어졌다. 흐릿한 푸른 눈의 할머니는 동네 아이들이 조금만 떠들어도 ‘셧 업’ 소리를 지르곤 했다. 그 성미 맞추고 살던...  
5 고춧가루가 뭐길래
신순희
Apr 22, 2016 280
고춧가루가 뭐길래 신순희 고춧가루를 사먹은 적이 한번도 없다. 미국에 살면서 해마다 한국에서 어머니가 부쳐주는 걸 먹었다. 당연히 냉동실에 있는 줄 알았는데 없다. 진짜 고춧가루가 떨어졌다. 어머니 말고 누가 내게 무조건 고춧가루를 보내줄까? 아무리...  
4 레 미제라블
신순희
Apr 22, 2016 372
레 미제라블 신순희 혹시나 매진될지 모른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빠른 걸음으로 걷다보니 뛰는 남자가 보인다. 작년 1월1일엔 저녁먹고 느긋하게 극장에 갔다 낭패를 당했다. 보려던 영화가 매진되어 다른 영화에 눈을 돌렸으나 역시 매진, 결국 맘에도 없는 ...  
3 강남스타일
신순희
Apr 22, 2016 291
강남스타일 신순희 싸이가 누구야? 언젠가 군 문제로 시끄러워 다시 입대한 그 가수아냐? 근데 12년간 활동 중이라는데 무슨 노래를 했었지? 모르는 것 투성이인 이 남자가 요즘 난리났다. 텔레비를 틀었다하면 볼 수 있다. 대단한 인기다. 한국의 연예인 누가...  
2 주책바가지 럭키
신순희
Apr 22, 2016 341
주책바가지 럭키 신순희 우리 집 말썽꾸러기 럭키 얘기를 할까 한다. 이 녀석은 정말 주책바가지다. 지난여름 가족과 함께 럭키를 데리고 집 근처 공원에 갔다. 작은 행사가 공원에서 벌어지고 있어 공원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푸른 잔디밭에 앉아 주변을 둘...  
1 친구를 찾아요
신순희
Apr 22, 2016 273
친구를 찾아요 신순희 친구가 있었다. 중학교 2학년 때 같은 반이었는데 3학년 땐 같은 반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때 물어봐야겠다. 14살 내 눈에 비친 친구는 생각이 반듯하고 나보다 작은 키에 통통했다. 눈동자가 유난히 초롱초롱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