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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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나의 미스김라일락
신순희
Jun 17, 2020 118
나의 미스김라일락                                                                                                              신순희         첫사랑이다, 그 꽃말이. 내가 너를 처음 보고 푹 빠진 것처럼. 해가 잘 드는 뒤뜰에 심었다. 키 작은 여인...  
51 코로나가 다 망쳤다 2
신순희
Mar 15, 2020 87
    [조이문학] 코로나가 다 망쳤다 ...신순희 꽃이 피는 줄도 몰랐다.   지난 12월부터 준비해 온 한국 여행이 무산됐다. 그렇게 될 때까지 얼마나 고민했는지 입술이 다 부풀어 올랐다. 어렵게 날짜를 맞추고 계획해서 올  2월 말 여행을 잡았다. 거기...  
50 [수필] 수프를 끓이다/ 신순희
이현숙
Mar 14, 2020 63
[수필] 수프를 끓이다 신순희 / 수필가· ‘월간문학’ 등단        [LA중앙일보] 발행 2020/03/11 미주판 19면 기사입력 2020/03/10 20:01                                             "여태 팥죽 한 그릇 끓여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못 했을까" [중앙포토] 아...  
49 시계 -아버지의 일생-
신순희
Feb 19, 2020 34
시계 -아버지의 일생- 신순희 아버지의 시계는 동그란 얼굴이 투명한, 태엽을 감는 은빛이었다. 아라비아 숫자가 뚜렷한 푸르스름한 점이 새겨진 야광이다. 차가운 촉감의 은색 줄은 하나씩 연결되어 탄력이 있다. 아버지는 왼쪽 손목에 늘 시계를 찼다. 그 시...  
48 잊어버리자
신순희
Dec 16, 2019 75
잊어버리자 신순희 사람에게 망각이 없다면? 매일 일어나는 그 많은 일들을 다 기억하고 있다면? 하루는 앞으로 흘러가고 어제는 뒤로 사라진다. 시곗바늘이 앞으로만 간다는 건 천만다행이다. 거꾸로 간다면 절망이다. 지나간 시간에 미련이 남아서 사람들은 ...  
47 추수감사절에 불이 나간다면
신순희
Dec 16, 2019 47
추수감사절에 불이 나간다면 신순희 그것은 축복이다. 언제나 곁에 있는 사람에게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평소 깨닫지 못하는 전기에 대해 감사하게 하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완벽한 저녁 준비가 끝났다. 칠면조는 다 구워져 오븐에서 기다리고 있다....  
46 화분 하나
신순희
Nov 28, 2019 95
화분 하나 신순희 화분에 씨를 심는다. 다시 보니 그건 씨가 아니다. 햄버거다. 이것이 무슨 조화인가. 먹던 햄버거 조각을 심으면 무엇이 나올까? 심은 대로 거둔다는 말대로라면 햄버거가 열리는 나무가 나와야 한다. 깨어 보니 꿈이다. 평소 햄버거를 좋아...  
45 비오는 날에는 떠나지 마라
신순희
Nov 18, 2019 73
비오는 날에는 떠나지 마라 신순희 비가 오고 있다. 회색 하늘에 푸른 잔디의 시애틀, 아직은 가을이다. 앞집 할머니가 떠났다. 멀리. 우리 집에서 빤히 보이는 바로 건너편 할머니 집. 이 주택단지가 조성된 처음부터 이 동네에서 살았다는 할머니는 웃으면서...  
44 영화 ‘기생충’을 보고 나서 1
신순희
Nov 18, 2019 74
영화 ‘기생충’을 보고 나서 신순희 탁자에 있는 꼽등이를 손가락으로 튕겨버리는 기택(송강호)은 반지하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소독차의 연기를 흠뻑 들이마신다. 공짜로 소독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으냐는 기택의 대사에 관객들은 하하, 웃지만 ...  
43 군자란
신순희
Jul 23, 2019 212
군자란                                                      신순희    발등을 찍혔다. 요즘 나는 왜 이런지 모르겠다. 어제는 아슬아슬하다고 생각하면서 싱크대에 걸쳐놓은 유리그릇을 깼다. 왕창 박살 났다. 막을 수 있었는데. 아침부터 찌뿌둥한 날씨로...  
42 버리고 후회하기
신순희
Apr 05, 2019 121
버리고 후회하기                                                              신순희   요즈음 한창 물건 버리기를 하고 있다. 하루는 책을 정리하고 하루는 서류를 정리하고 또 하루는 그릇을 정리하고. 그러다 보니 가만히 앉아 있으면 뭐 버릴 거 없나 ...  
41 달력 쓰기
신순희
Apr 05, 2019 158
달력 쓰기                                                         신순희   어머니는 달력을 손수 만들었다. 스케치북 한 장에 한 달을 그렸다. 1부터 31일까지 숫자를 크게 써서 요일에 맞게 배열하고 월 화 수 목 금 토는 까만색으로 일요일은 빨간색으...  
40 아직은 11월인데 4
신순희
Nov 27, 2018 84
11월의 비                                                                                  신순희   비가 주룩주룩 온다. 벌써 며칠째다.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면 여전히 비가 오고 있다. 밤새 내린 비로 기온이 내려가 으스스 한기가 돈다.    꼭 ...  
39 그 은행나무
신순희
Nov 27, 2018 127
그 은행나무   신순희   1 용문사의 은행나무,  지금도 잘 있을까. 역사 깊은 그 은행나무는 가을마다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붐볐다. 아름드리 나무에 양 팔을 벌려 깍지 끼려면 몇 사람이 필요했다. 나무 그늘만큼 자리한 땅에 떨어진 수북한 은행잎은 푹신한 ...  
38 이방인의 달
신순희
Nov 27, 2018 38
이방인의 달                                                                                 신순희   하얀 얼굴. 8월 한가위 달이 창백하게 밝다. 어찌나 밝은지 얼룩이 선명하다. 혹시 옥토끼가 보이나, 찾다 만다. 암만 봐도 비슷한 그림도 안 나오는...  
37 숨겨진 바다
신순희
Sep 18, 2018 83
숨겨진 바다                                                                                   신순희       너무 고즈넉하다. 이곳이 무인도는 아닌지 몰라. 어쩌면 남편과 나 우리 둘뿐. 바다가 아니다. 컬럼비아강 하류. 물결이 잔잔하니 강인가 싶지...  
36 엄마의 루비반지
신순희
Jul 23, 2018 819
엄마의 루비반지                                                                                                       신순희     엄마의 결혼반지는 루비다. 만주에서 살던 아버지와 결혼한 엄마가 받은 그 반지는 길쭉한 팔각형이다. 누런 금에 물린 ...  
35 검은 산 2
신순희
May 11, 2018 49
검은 산 신순희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지만 같은 모습은 아니다. 긴 세월, 때로는 무심하게 때로는 포효하며 위엄을 보인다. 1980년 5월 18일 미국 워싱턴 주 남쪽에 있는 명산 세인트헬렌스가 폭발했다. 내가 처음 이 산에 오른 것은 오리건 주에 살 때였...  
34 가정환경조사서
신순희
May 11, 2018 166
가정환경조사서 신순희 지금 우리 집에 필요한 건 다 있다. 주방에는 오븐을 비롯하여 냉장고에 식기 세척기 그리고 세탁기. 전부 미제다. 전기만 꽂으면 된다. 거실에는 오디오 비디오가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방마다 전화기가 있고도 모자라 각각 소지하...  
33 설날 풍경 2
신순희
Feb 15, 2018 354
설날 풍경 신순희 어린 시절 설날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 마당을 쓴다. 바깥에서 안쪽으로 비질을 한다. 복 들어오라고. 그새 한 쌍의 복조리가 담 넘어 던져져 있다. 조리값은 며칠 뒤 받으러 온다. 첫날부터 바쁘면 일 년 내내 일하게 된다. 복잡한 웬만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