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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자                                                                                                                            

 

   영롱한 꿈을 가진 자는 별처럼 삶이 반짝인다. 활기가 넘치고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가 샘물처럼 솟구친다. 어떠한 어려움이 닥쳐도 오뚝이처럼 칠전팔기의 정신으로 다시 도전한다. 이처럼 꿈을 가진 자는 패배의 잔을 마시더라도 그것을 발판으로 재기하는 모습이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성경에도 보면 야곱의 아들 요셉이 꿈꾸는 자로 형제 사이에 회자하였다. 형들에게 많은 미움을 받아 죽음의 위협까지 느꼈지만 그는 꿈꾼 대로 이집트의 국무총리가 되어 이집트의 민족을 기근에서 구출했고, 부모 형제 모두 이집트로 이주하게 하여 기근에서 구출하는 인물이 되었다. 그는 하나님께서 주신 영몽을 늘 꾸었다. 마틴 루더 킹 목사도 "나는 꿈을 갖고 있다.(I have a dream.)"라고 1963년 8월 28일 링컨 추모기념관에서 대중 앞에서 인종차별을 없애고 자유평등을 누려야 한다는 명설교로 그의 꿈을 외쳤다. 그는 피살되었지만, 그가 죽은 후 그의 꿈은 이루어지고 있다. 링컨 대통령의 게티즈버그의 명설교 다음으로 미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설교가 되었다.

   꿈은 우리의 희망이요, 소망이다. 꿈이 없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모진 세파에 너무 시달리고 좌절과 고난이 계속 겹치면 꿈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그런데도 끝까지 꿈을 잃지 않고 꿈을 향해 매진할 때 꿈을 성취하는 위대한 인물들을 우리는 많이 보게 된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 가인 마 테를 링크의 ‘파랑새’는 명작 중의 명작이다. 아픈 딸을 위해  행복을 준다는 파랑새를 찾아 치르치르와 니치르 둘은 요술쟁이 할머니 부탁을 받고 여러 요정과 ‘추억의 나라'‘밤의 궁전’ ‘미래의 나라’ 등 신기한 세계를 여행하였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파랑새를 찾기 온 정성을 쏟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나중에 자기 집 새장 속의 새가 파랑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다.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명작이다. 꿈을 포기하지 않았을 때 멀리서도 가까이서도 꿈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자기의 꿈이 남이 보게는 하잖은 것 같에도 그 사람의 능력과 학력과 재력에 비추어 보아서 나름대로 최선의 삶을 살았다면 비록 보잘것없는 꿈의 성취라 해도 그 사람에게는 가치 있는 꿈이 이루어졌다고 본다. 객관적으로 보아서 모든 사람이 감탄하는 그런 어마어마한 꿈의 성취가 아니라도 조그마한 소박한 꿈을 이룬 그 사람에게도 나는 박수갈채를 보내고 싶다.     

   나도 남들처럼 어릴 때부터 소박한 꿈이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따고 대학교수가 되고 또 문필가가 되어서 좋은 글을 많이 써서 책으로 남기고 싶은 그런 평범한 꿈이 학창 시절에 갖고 있었다. 나는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선 대학을 졸업하기 전 우선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내 이름을 고치는 일이었다. 남자 이름처럼 발음이나 뜻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어릴 때부터 괴로워했다.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친구들이 남자 이름 같다며 놀려 대어 속 상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어서 어떻게든 내 이름을 고치겠다고 결심을 했다. 그 누구도 내 고집을 꺾을 수가 없었다. 6.25 전쟁 직후 이름을 개명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려웠다. 6.25 전쟁 이후 이북 괴뢰군과 손잡고 죄 없는 남한의 민간을 학살하는 데 앞장 섰던 좌익분자들 즉 빨갱이가 많았다. 북한군이 후퇴한 후 이들은 빨갱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 이름들을 많이 바꾸어 딴 사람 행세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서 개명하는 일은 재

가와서 판사 앞에서 무엇으로 개명 이유를 밝힐 것인가 나는 많은 궁리를 했다.     

   재판 날 판사는 “이름을 바꾸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명백히 말해 보세요.” 라고 나를 다그쳤다. 그 당시 어디서 그런 담대함이 나왔는지 대답을 해 놓고도 나 자신에게 놀랐다. “판사님, 저는 모 대학교 졸업반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는 재학생입니다. 문학을 전공하기 때문에 장래에 문필가가 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남자 이름으로 문필가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여자는 이름이 아름다워야 하는데 저는 새이름 '김수영'이가 좋습니다. 저는 기필코  문필가로 성공하고 싶으니 판사님 저의 소원을 제발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재판관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대학교 재학 증명서와 성적 증명서를 가지고 와 제출하라고 했다. 내가한 말이 진실인지 판사는 확인해 보고 싶은 것이 틀림이 없었다. 서류를 다 제출한 후 개명을 허락하는 판결을 받았을 때 나는 얼마나 기뻤는지 콧등이 시큰 하여 눈시울을 적셨다. 가족들은 내가 개명에 성공했다고 말했을 때 개명이 거의 불가능한 일인데 정말 놀라운 일이라며 나를 격려하며 칭찬해 주었다.     

   재판 후 개명이 되어 졸업장과 사진이 모두가 새 이름으로 나와서 좋았는데 친구들이 어리둥절하여 새 이름에 익숙지가 않아 한동안 옛 이름을 계속 불러 주었다. 판사 앞에서 문필가가 되겠다고 다짐한 후 최근에 와서야 수필가로 등단했지만, 나에겐 소중한 꿈이 이루어진 것이다. 나는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서 왜 나의 꿈 성취가 이렇게 오래 지연되었나 생각해 보았다. 하나님께서는 먼저 문필가가 되기 전 나를 목사 되기 위한 신학 공부를 시켰고 주님의 사역에 헌신하도록 하였다. 

   나의 꿈을 하루아침에 송두리째 앗아간 질병으로 좌절과 고난 속에서 많은 세월을 보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 고난이 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귀한 보석이 되어 내가 글을 쓸 수 있는 초석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모든 것에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다. '청년들이여, 야망을 품으라 (Boys, be  ambitious!)' '꿈을 크게 꾸어라(Dream Big).'  청소년 때 꿈을 품고 열심히 공부하고 꿈을 향해 매진하면 그 꿈이 곧바로 이루어진다고 본다. 

   나는 김연아 선수를 보면서 그녀의 꿈이 너무나 어린 나이에 성취되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그녀의 피눈물 나는 노력의 결과로 당연히 얻어진 결과겠지만, 그녀에게 박수갈채를 보내면서 쾌재를 부르고 싶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청소년 때 원대한 꿈을 갖고 매진한 결과 세계의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나는 비록 내 꿈이 오랜 세월 끝에 이루어졌다 해도 나는 조금도 실망하지 않고 젊은이 못지않게 열정을 갖고 남은 생을 글 쓰는 일에 열심을 다 할 것이다. 내 마음이 꿈을 향해 불타는 이상 나는 청춘을 구가하며 살리라./미주문협 문학서제

판을 해서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절대로 개명해 주지 않았다.      

   나는 개명 신청을 해놓고 재판 날만 초조하게 기다렸다. 졸업장과 졸업 사진에 새 이름으로 나와야 하는데 졸업 전에 재판이 잘 끝나 개명되기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재판 날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