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카페에서 / 이정호

 

  익산에 있는 아내 이모님 댁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날이다. 아침을 먹고 기차 탈때까지 시간이 어느 정도 남아 있었다. 적당히 곳은 없지만 카페를 다녀올 시간은 된다고 하였다. 30 정도 차로 가니 그곳에 도착하였다. 카페 덕기였다. 아직 문을 열지 않았고 30분을 기다려야 했다. 직원들에게 서울로 가는 기차를 타야 한다고 사정이야기를 하니 문을 열어 주었다.

 

  실내에 있는 카페에서는 준비가 안돼서 앉지 못하고 커피를 주문해서 밖에 있는 바나나 농장 카페에서 마실 있다고 했다. 실내를 지나 바깥으로 나가니 온실에서 재배되는 바나나 농장 입구가 있었다.  그곳으로 들어가니 마치 내가 열대지방 어딘 가에 착각을 느끼게 하였다. 바나나 나무가 넓은 농장안에 빽빽히 들어차 있었고 바나나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더미에 마치 포도송이처럼 수많은 바나나 열매가 달려 있었다. 군데 군데 벤치와 탁자가 놓여 있었다. 바닥은 조그만 나무조각으로 덮여 있어 운치를 더했다.

 

  바나나는 열대 아시아, 인도, 말레이시아 등지가 바나나의 원산지이지만, 현재의 주된 바나나 생산 지역은 인도, 브라질, 필리핀, 에콰도르 등이라고 한다. 바나나가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들어온 것은 일제강점기이다. 일본은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대만을 식민지로 삼았는데 대만산 바나나가 일제시대때 본격적으로 조선에 들어온 것이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바나나가 귀했고 먹는 것이 힘들었다. 가격이 비싸서 먹었던 같다.  어쩌다 어머니께서 바나나를 오시면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이제는 흔한 것이 바나다다. 어디서든 값으로 수가 있다. 바나나가 오래되면 그것을 으깨어서 핫케익 가루와 섞어 바나나 팬케익을 해먹을 있다.

 

  나무로 만든 탁자위에 커피를 놓고 천천히 음미하며 마셨다. 향기가 좋았다. 주렁주렁 매달린 바나나 열매아래서 그리고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커다란 바나나 잎사귀에서 열대지방의 정취를 느끼며 익산에서의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즐겼다. 커피 향내가 달콤했다. 미국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햇볕 내리쬐이는 야자수 아래에서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

 

  이모부님은 정겨운 사람이었다. 윈광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가르치시고 이제는 은퇴를 하셨다. 이모님의 강렬함에 맞추면서 따라가면서 사는 부드러움이 보였다. 사람은 자주 만나야 같다. 그래서 사람의 생각과 삶을 느낄 있으며 사귈 있으며 인간적인 교감을 있기 때문이다.

 

오고 싶은 곳이다. 진한 커피 향내 맡으며 나를 생각하며 다른 사람을 만나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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