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선동 한옥거리 / 이정호

 

  이번에 한국에 나갔을 누나와 자형이 나와 아내를 좋은 곳으로 구경 시켜주려고 했다. 얼마전에 다녀왔는데 창덕궁 비원 후원이 괜찮았다고 한다.  안내 해설자의 인솔아래 구경하는 것인데 표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외국인은 어렵지 않게 구할 있다고 하면서 표를 사준다고 했다. 그곳을 구경한 다음에 익선동 한옥거리가 만하다고 했다.

 

  창덕궁 후원은  다음 기회에 가고 익선동 한옥마을을 본다고 했다. 토요일 날을 잡아서 누나와 자형, 형과 형수 같이 가기로 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토요일 비가 내렸다. 우산을 받쳐들고 우리는 전철을 타고 익선동으로 향했다.

 

  종로 3 전철역에서 내렸다. 자형이 지나가면서 이곳이 옛날 단성사와 피카디리 극장이 있던 곳이라 했다. 단성사에서 장미희 주연의 겨울여자를 봤던 기억을 되살리게 했다. 조금 걸어가니 익선동 입구가 나왔다. 아기자기한 한옥을 개조해서 만든 식당과 가게들이 나타났다.  비가 오는데도 고기 구어 먹는 식당은 손님들로 꽉찼다.  돼지고기 구이가 맛있는 곳이라 했다. 먹으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가자고 했다. 안으로 굽이 굽이 좁은 골목을 다니면서 구경을 했다. 대부분이 식당과 카페였고 드문드문 물건을 파는 상점들이 눈에 띄었다.

 

  예전에는 이곳이 낙후되어서 다른 용도로 개발하려 했다고 한다. 그런데 새로이 뉴트로 (신복고주의) 감성을 불러 일으키는 트렌드에 따라 하나 한옥을 개조해서 만든 식당과 상점들이 들어서더니 이제는 완전히 새로운 관광명소인 한옥거리로 자리매김을 했다고 한다.

 

  원래 이곳은 1920년대 청계천 이남에 거주하던 일본인들이 종로 진출을 본격화하자 당시 도시 개뱔업자였던 정세권이 일대 토지를 사들여 서민들을 위한 대규모 한옥단지를 만들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해 일본인으로부터 종로를 지키고자 했던 곳이기도 한다고 한다.

 

  우산을 들고 이곳 저곳 구경을 했다. 나중에 식사를 적당한 장소도 물색할 겸해서. 안으로 들어가니 붐비었고 이태리 총각 식당이 눈에 띄었다. 그곳으로 들어갔다. 피자와 스파게티, 파스타등을 파는 곳이었다.  총각 핏자, 파스타, 리조토등을 시켜서 나누어 먹었다. 쌀로 만들어 죽같이 생긴 리조토는 처음 먹어 보았다. 그런데로 맛이 있었다. 총각핏자는 김밥처럼 생겼는데 윈래 피자와는 다른 맛이었다. 형이 주인에게 총각핏자보다는 김밥피자로 하는 것이 어떠냐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와인을 시켜서 모두들 잔에 따라 건배를 하였다. 나중에 보니 생맥주도 팔았다. 그래서 추가로 생맥주도 시키어 기분을 내었다.

 

  그곳에서 나오니 사진관이 눈에 띄었다. 형이 그곳을 가자고 했다. 사진기계가 있었고 돈이나 크레딧 카드를 집어 넣어서 찍을 있었다. 그곳에서 일하는 여자분이 도와주었다. 여러 장의 사진을 찌고 마음에 드는 것을 프린트 있다. 포즈를 멋지게 취하라 하고 사진을 찍으니 조그만 사이즈로 4컷이 나왔다. 같은 것이 장이 나왔다.  사진이 앙증맞고 귀엽게 생겼다. 부부끼리, 그리고 전체사진 등해서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다. 사진에 웹주소도 나와 있는데 그곳으로 들어가면 사진으로 다운로드도 있다.  단지 정해진 시일 안에 해야 되고 기간이 지나가면 다운로드를 없다.

 

  우리들 젊었을 때는 시내에 데이트하고 구경할 만한 곳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이제는 서울이 많이 개발되어서 새로운 곳이 많다. 비오는 날에 형제 식구들과 같이 종로에 있는 새롭고 신선한 한옥거리는 좋은 구경거리였다.  또한 정겹고 유쾌한 형제들의 만남이었다.  이런 기회가 많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