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 선교단 스케치 / 이정호

 

  장애인들에 대한 전도, 봉사, 계몽을 주 목적으로 하는 선교단체인 밀알선교단에 나간지 3-4년이 되간다. 원래 한국에 있을 때도 나갔었고 로스엔젤레스에 처음 왔을 때도 그 단체에 나갔었다. 그러다가  여러 사정으로 인해서 나가지 못하다가 3-4년 전부터 다시 나가기 시작했다.  나간지 1년후쯤 펜데믹이 생겨서 직접 만나지는 못하고 줌으로 계속 모임을 가져왔다.

 

  그곳에 나간 후부터 농인들과 대화하기 위해서 수화를 배웠었다. 도중에 어려워서 그만둘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배웠다. 이제는 수화가 조금씩 보인다.  설교시간에 수화로 통역하는 것을 볼 때 어느정도 이해가 간다.  농인들과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그들과 대화할 때 그들이 청각장애인이라는 것을 까맣게 잊어버린다. 그냥 친구를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그들을 더 이해하고 그들의 생각과 생활을 더 잘 알 수 있게 되었다. 농인들과 대화하고 서로 어울릴 때 그들은 소외되지 않았음을 느낀다.  그리고 때때로 그들이 관공서를 가거나 영사관에 갈 때 도움을 필요로 한다.

 

  이 선교단체에 장애인 선교 사역을 담당하는 이준수 목사가 있다.  그는 뇌성마비 장애인이다. 얼굴을 똑바로 가누지 못해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으며 말은 더듬더듬하며 의사 전달을 하려고 애를 쓴다. 처음에는 잘 못 알아들을 것 같아도 익숙해지면 무엇을 말하는 지를 다 알 수 있다. 그의 몸속에서 나오는 처절한 설교는 나의 심금을 울리며 나의 영혼을 두드린다. 이제까지 다른 목사님들이 설교할 때 느끼지 못했던 강렬하고 진실된 메시지가 나에게 다가온다.

 

  출생직후 심한 황달로 평생 뇌성마비 장애를 않게 되었지만 그는 하나님을 믿음으로써 그 장애를 극복하였다.  하나님이 뇌성마비를 고쳐주는 기적을 주지는 못했지만 그 장애와 함께 살아가는 믿음과 능력을 주셨다.  그 믿음과 소망이 이미 기적을 주신 것이다. 그에게 좋은 반려자를 주실 것이라는 믿음은 그것을 실현할 수 있게 하였다.  훌륭한 배필을 만나 아들, 딸 쌍둥이를 두며 행복한 가정생활도 하고 있다.

 

  이준수 목사 사모는 처음에 장애인과 결혼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인터넷 어플리케이션으로 그들은 알게 되었다.  이준수 목사는 자기가 장애인이라는 것을 밝혔고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하나님의 뜻으로 알고 어떻게 살고 싶으세요라는 질문과 함께 그의 진지한 편지를 보냈다.  사모는 그 편지를 받고 어떤 사람인지가 궁금했고 꼭 만나보고 싶었다고 한다.  그렇게 이루어진 만남에서 사모는 이 사람이 누군가의 도움이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기가 그 사람 곁에 있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가족과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랑과 확신으로 발전한 그들의 관계는 결혼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이준수 목사는 말한다. “ 뇌성마비 장애인으로 수많은 고난과 시련을 겪어왔지만 그 이상으로 뜨거운 축복과 은혜를 내려 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고 전하고 “장애인은 불편함, 불가능, 불완전함 등으로 보이고 절망과 수치, 열등감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하나님 안에서의 장애는 더 이상 불가능이 아니다 ”고 강조했다.

 

  그는 “장애인들도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소중한 자녀이며, 일반인과 동일한 인격과 인권을 지닌,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야할 아름다운 형제자매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자고 말했다. 나도 49년간 뇌성마비로 차별과 편견을 당했지만 원망도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기뻐하고 감사하고 자랑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얼마전에는 한국 지구촌 교회에서 농인부 사역을 하고 계시는 이준우 목사님이 로스엔젤레스에 왔다. 그는 내가 배우고 있는 수화 중급반 교재를 만든 분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세미나를 했는데 농인을 더 잘 보는 사람, 맹인을 더 잘 듣는 사람으로 생각하자고 하며 그들에 대한 편견을 없애자고 했다. ‘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

 

  장애인들은 그들에게 직접적인 도움도 필요하지만, 그들이 더 원하는 것은 그들과 어울리며, 친구가 되어 주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도 이 세상에서 소외되지 않고 사랑과 교제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이제 팬데믹도 끝나가니 얼마 있지 않으면 그들을 대면으로 만 날 수 있을 것이다. (3/9/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