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숙의 창작마당

Articles 85
No.
Subject
Author
85 비빔밥 4
HeeSookYoo
Jan 17, 2019 100
비빔밥 (재미수필문학가협회 신인상 수상 작품) 이희숙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사이에 비빔밥이 놓였다. 소고기와 김치를 넣은 비빔밥이 두 정상의 식사로 선택된 싱가포르 음식점 포스터다. 전 세계로 퍼지는 뉴스 한가운데에서 비빔밥도 덩달아 주...  
84 글을 쓰는 시간 3
HeeSookYoo
Jan 17, 2019 42
글을 쓰는 시간 어릴 적, 알프스산에서 뛰놀던 하이디를 좋아했다. 오두막 다락에 올라 창가의 마른 풀로 만든 침대에서 꿈꾸던 하이디가 된 양 ‘알프스의 소녀’ 동화책 속에 빠져들었다. 단발머리 시절에는 문학 전집을 머리맡에 두고 잠드는 밤이 많았다. 여...  
83 연장된 기회 4
HeeSookYoo
Jan 17, 2019 40
연장된 기회 이희숙 운전면허 실기 시험을 2년마다 본다. 매번 정밀 시력검사를 받아 결과를 제출했다. 올해도 안과를 예약하고 보험회사의 허락을 기다렸다. 세 번의 병원 방문으로 겨우 결과 기록을 받았다. DMV에서는 무려 세 시간을 기다려 접수하고, 운...  
82 관점의 차이
이희숙
Jan 28, 2019 176
관점의 차이 이희숙 커피잔에 빠진 파리 커피 내음이 온 방에 그윽이 찬다. 구수한 향이 긴장을 풀어주고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 준다. 수필을 공부하기 전, 간단한 점심을 나누며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다. 어디선가 파리 한 마리가 들어와 윙윙거린다. 눈앞에...  
81 징검다리를 건너며 3
이희숙
Feb 25, 2019 93
징검다리를 건너며 이희숙 비가 그친 후 흰 눈산이 선명하게 펼쳐있다. 유난히 비가 많던 겨울, 물이 충만할 계곡을 그려 보며 폭포(Santa Anita Sturtevant Falls)를 찾아갔다. 예전에 다녀온 적이 있어 쉬운 코스로 생각하고 별다른 준비 없이 출발했다. 배...  
80 가장 따뜻한 이불
이희숙
Aug 08, 2019 231
가장 따뜻한 이불 이희숙 멀리 산에서 불어오는 눈바람 탓인가. 이른 아침에 차 문을 여는 손끝이 시리다. 유리창에 낀 성에가 두꺼워 히터를 튼 채 기다린다. 따뜻한 기온이 차 안에 퍼진다. 뉴스를 듣는다. 지구 곳곳에서 혹한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마비되...  
79 부뚜막에 걸린 주머니
이희숙
Aug 08, 2019 99
부뚜막에 걸린 주머니 이희숙 내 어릴 적의 부엌 부뚜막 위에는 헝겊 주머니가 걸려있었다. 어머니는 쌀을 씻기 전, 쌀 분량의 1/10을 떼어 주머니에 담았다. 가족을 위해 기도하면서 정성을 기울였고 끼니마다 주머니 속에 쌀이 소복이 쌓여갔다. 일요일에 ...  
78 무엇에 감사하는가?
이희숙
Aug 08, 2019 84
무엇에 감사하는가? 이희숙 빵 한 조각을 앞에 놓고 감사하는 주름 잡힌 손에 눈길이 간다. 가족이 둘러앉아 소박한 밥상 앞에서 고개 숙인 모습이 경건하게 다가오는 계절이다. 추수감사절에 정성을 기울여 터키를 굽는다. 누리끼리 구워진 칠면조의 고소한 ...  
77 울타리가 없는 집
이희숙
Aug 08, 2019 164
울타리 없는 집 (4. 15. 2021 중앙일보) 이희숙 우리 집은 울타리가 없다. 비가 갠 후, 탁 트인 옆집의 잔디가 한층 푸르게 보인다. 가끔 멀리서 말 울음소리가 ‘히이잉’ 들려온다. 빈 마당엔 옛 마구간의 여물통이 놓여 있다. 넓은 공간은 산토...  
76 열쇠가 주는 의미
이희숙
Aug 08, 2019 123
열쇠가 주는 의미 이희숙 나는 여러 개의 문을 열며 하루를 시작한다. 밤새 잠겼던 철문을 활짝 열고, 돌아가며 교실 문을 연 다음 창문을 젖히어 시원한 바람으로 환기를 시킨다. 곧이어 현관문을 열며 엄마 손을 잡고 등원하는 아이를 반갑게 맞이한다. 열...  
75 귀 빠진 날
이희숙
Aug 08, 2019 372
귀빠진 날 이희숙 진달래가 온 산을 분홍빛으로 물들인다. 메말랐던 산천초목이 부활하는 계절이다. 내 귀가 빠진 날은 봄 한가운데 있다. 자연이 새롭게 피어나듯 작은 생명이 태어났다. 세상에 나와 한 달 후 엄마의 품에 안겨 부활절 예배에 참석했다고 한...  
74 여행길에서 만난 다리
이희숙
Nov 22, 2019 54
여행길에서 만난 다리 이희숙 고국 방문길에 올랐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차창을 내다보니 강이 흐른다. 서울이 조선 시대 한양으로부터 최대 도시가 된 중심엔 한강이 있었다. 민족의 젖줄인 한강 물결이 지나온 세월을 말하는 듯했다. 한강을 가로지르는 다...  
73 우리를 청춘으로 살게 하는 것들
이희숙
Nov 22, 2019 61
우리를 청춘으로 살게 하는 것들 (11. 19. 2021 중앙일보 이아침에) 밤새 바람이 불었다. 곱게 물들었던 감잎이 우수수 떨어져 늦가을의 쓸쓸함을 더해준다. 토요일 아침, 사람이 붐비는 시간을 피해 일찍 미용사와 예약했다. 너무 이른 탓인지 미용실 안은 ...  
72 햇살 좋은 가을을 떠나보내며
이희숙
Nov 25, 2019 55
햇살 좋은 가을을 떠나보내며 (퓨전수필 가을호 2019) 이희숙 수확이 끝난 늦은 가을이다. 이른 아침 우리 내외는 오크 글랜 Oak Glen 사과 과수원 산기슭으로 오른다. 한철에는 자녀의 손을 잡고 사과를 따는 체험을 하기 위해 많은 가족이 찾아오는데 그들...  
71 남태평양에서
이희숙
Nov 25, 2019 51
남태평양에서 이희숙 가슴이 두근거렸다. 강렬한 태양이 올라오며 붉은 기운이 바다를 덮는 모습이라니. 비행기 창밖의 풍경에 나는 흠뻑 빠져들었다. 하늘 위에서 날짜 변경선을 지나며 이틀을 보내고 있는 중이었다. 일상에서 벗어나 일과 책임을 내려놓고 ...  
70 불구경만 하고 있었나?
이희숙
Nov 26, 2019 46
불구경만 하고 있었나? (5월 2020년 한국 그린에세이 신인상) 이희숙 전화벨이 울렸다. 그날 소파에 편안히 앉아 따뜻한 차를 마시며 일과의 긴장을 푸는 늦은 밤이었다. 한국에 사는 동생이 다급한 목소리로 산불에 대피했는지 물었다. "응? 대피령? 어디에...  
69 한여름 속 크리스마스
이희숙
Dec 26, 2019 63
한여름 속 크리스마스 (12.25.2019. 중앙일보 열린 광장에 실림) 이희숙 12월 달력을 넘긴다. 추위를 더 느끼는 계절이다. 상자를 열면서 흥분된 손이 사르르 떨리며 크리스마스트리를 꺼내 조립하고 장식한다. 스타킹, 리본, 종, 루돌프 장식물을 나무에 달...  
68 '구름을 뚫은 산'의 기상으로
이희숙
Jan 10, 2020 37
‘구름을 뚷은 산’의 기상으로 (1.10.2020 중앙일보 열린광장에 실림) 올겨울엔 비가 많이 왔다. 반가운 겨울 선물이다. 로스앤젤레스의 높은 산이 눈으로 덮이는 매력이 있다. 먼 산이 하얗게 보인다. 피부에 닿는 차가운 겨울바람이 마음마저 상쾌하게 한다. ...  
67 금지된 꿈
이희숙
Jan 29, 2020 55
금지된 꿈 (1.29.2020. 중앙일보 열린광장에 실림) 이희숙 한 해를 보내는 마지막 토요일에 영화관을 찾았다. 미국 복판에서 우리말로 한국 영화를 볼 수 있다니 영상이 돌아가기 전부터 감동이 몰려왔다. 제목은 천문 天問 (하늘에게 묻는다), 영어로 금지된...  
66 [이 아침에] 영상으로 떠나보낸 어머니/이희숙 2
이현숙
May 12, 2020 48
[이 아침에] 영상으로 떠나보낸 어머니 이희숙 / 수필가 [LA중앙일보] 발행 2020/05/12 미주판 16면 기사입력 2020/05/11 17:24 영상으로 떠나보낸 어머니 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지셨다. 구순 생일에도 건강하고 고우셔서 수년은 더 사실 거라고 장담했던 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