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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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수필문학] 살아 있는 음반
유숙자
Aug 25, 2016 252
살아 있는 음반 유숙자 그날 새벽 먼동이 트기 전의 밤하늘은 칠흑빛으로 어두웠다. 그 속에 흩뿌려진 은구슬. 온 시가가 정전되어 불빛이라고는 전혀 없는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 이렇게 많은 별이 영롱하게 반짝이는 것을 내 생전 본 적이 없었다. 불과 ...  
53 그리움이여, 노래여
유숙자
Aug 25, 2016 349
그리움이여, 노래여 유숙자 외국 생활 30여 년이 넘었어도 겨울에 서울 방문은 처음이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기에는 가을이 좋아 모국 방문은 주로 단풍의 계절에 이뤄졌다. 6년 만에 본 서울은 세련미가 물씬 풍기는 도시의 면모를 더했다. 접하게 되는 공간...  
52 가을 수채화
유숙자
Aug 25, 2016 484
가을 수채화 유숙자 비가 내린다. 내리는 것이 아니라 퍼붓는다.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 남가주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세찬 모습이다. 나뭇가지들이 찢겨 나가고 이파리들이 울부짖는다. 그 빗속을 뚫고 한 통의 편지가 날아들었다. 봉투가 반이나 젖어 ...  
51 맏동서
유숙자
Aug 25, 2016 276
맏동서 유숙자 공항 청사를 빠져나와 낯익은 거리를 지나면서 다시 나의 일상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 감사하다. 계절의 여왕인 5월이 한 허리를 휘어들고 어느새 거리에는 소담스레 피어있는 자카란다의 꽃 물결이 한창이다. 바람이 불 때마다 긴 꽃 초롱에서 ...  
50 [재미수필] 꿈을 두고 떠난 아이
유숙자
Aug 25, 2016 322
꿈을 두고 떠난 아이 유숙자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 씨가 40년 만에 영구귀국해서 대학 강단에 섰다. 금의환향한 셈이다. 16세의 어린 나이에, 유진 올만디가 지휘하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통하여 세계무대에 데뷔했고 명 지휘자들이 이끄...  
49 알프스에서
유숙자
Aug 24, 2016 368
알프스에서 유숙자 오랜만에 다시 찾은 알프스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이 원대한 산을 품는 일이라 생각했다. 삶을 누르는 실존의 무게에서 벗어나 무아, 무념, 무상의 경지에서 산의 정기만 호흡하고 싶었다. 산은 내 마음을 알아주었고, 내가 산속에서 칩...  
48 달빛
유숙자
Aug 24, 2016 369
달빛 유숙자 피아노 건반 위에서는 두 마리 백조가 춤을 춘다. 드뷔시의 “달빛(Clair de Lune)”. 피아노 소리가 물결처럼 퍼지는데도 정적이라는 표현이 가당했다. 그것이 내가 처음 백건우 피아노 독주회에서 받은 감상이다. 그의 연주는 인간의...  
47 감나무 집 노부부
유숙자
Aug 24, 2016 509
감나무 집 노부부 유숙자 3월 말이면 완연히 봄이련만 연일 심하게 부는 바람에 낙엽 구르는 소리가 계절을 착각하게 한다. 지난가을에 달린 오렌지와 화사하게 봄을 부른 오렌지 꽃, 푸른 잎 사이로 보이는 노란 열매와 흰 꽃의 조화가 캘리포니아에서만 볼 ...  
46 [미주펜] 유심한 마음 한자락
유숙자
Aug 24, 2016 380
유심한 마음 한 자락 유숙자 새해를 맞은 지 몇 달이 지났다. 몇 년 전만 해도 해가 바뀔 때면 계획을 세우고 지키려 노력했으나 근래에는 무계획을 계획으로 세워 놓았다. 우선 마음 편해서 좋다. 올해에는– 하고 거창한 계획을 세워봐도 시간이 지날...  
45 [재미수필]하늘을 본다
유숙자
Aug 24, 2016 364
하늘을 본다 유숙자 아이들이 결혼하고 일가를 이루었는데 아직 가져가지 않은 물건들이 많다. 어렸을 때 찍었던 사진이나 벽에 걸려 있는 그림, 초등학교 시절에 받은 상장과 연필로 쓴 일기장, 여행지에서 산 기념품들. 20여 년 넘게 뿌듯한 마음으로 보물...  
44 [오피니언] 버버리 하우스에서
유숙자
Aug 24, 2016 286
버버리 하우스에서 유숙자 살아가며 매일매일 겪는 많은 일은 거의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난다. 그 경험은 때로 교훈이 되고 자기 성찰을 하는 좋은 기회도 된다. 사람들은 흔히 “첫인상이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한다. 첫 인상이 좋으면 그...  
43 [e-supil] 정직이 생명
유숙자
Aug 24, 2016 294
정직이 생명 유숙자 선친께서 생존해 계실 때 가장 많이 들려주셨던 말씀이 정직에 관해서였다. 우리 집 거실에는 선친께서 직접 쓰신 <정직이 생명>이라는 가훈이 걸려 있었다. 어린 시절에는 이솝 우화에 나오는 늑대 이야기를 자주 인용하셨고 장성한 후에...  
42 [재미수필] 그리움이라 부를 수 있는 것
유숙자
Aug 24, 2016 288
그리움이라 부를 수 있는 것 유숙자 해마다 초여름이면 복숭아를 가져오는 친구가 있다. 잔가지에 달린 복숭아를 둥근 대바구니에 담아 오기에 푸른 잎과 더불어 보통 운치가 있는 것이 아니다. 복숭아는 좀 덜 익은 것 같이 푸른 기가 돌고 자잘한데도 당도...  
41 [수필문학] 꽃보다 아름다운 마음
유숙자
Aug 24, 2016 227
꽃보다 아름다운 마음 유숙자 가을엔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오추기가 무르익어 계절에 민감할 나이도 아니련만 옷깃에 스며드는 소슬바람에도 마음이 허기진다. 자연 속에 살아 있는 것들이 살찌고 열매 맺으며 마음이 풍성해지는 이 계절에 나는 뭔가를 잃어...  
40 [재미수필] 아들의 고향
유숙자
Aug 23, 2016 713
아들의 고향 유숙자 자신이 태어나 성장한 곳을 고향이라고 한다. 태어나지 않았다 해도 살아가며 잊히지 않는 곳을 고향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고향은 어머니 품속처럼 포근하고 황금 물결을 이루는 황혼의 들녘같이 정겹다. 살다가 힘들고 지칠 때면 ...  
39 [문예마당] 마음이 쉬는 의자
유숙자
Aug 23, 2016 346
마음이 쉬는 의자 유숙자 “아빠는 내가 힘들 때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 ‘남편의 생일에 아들이 그림 한 장을 그려 아빠에게 주었습니다. 하얀 종이에 의자 한 개가 동그마니 그려져 있는 그림. 그 그림에 아빠를 향한 사랑과 신뢰를 담...  
38 [해드림사] 무언가無言歌
유숙자
Aug 23, 2016 235
무언가無言歌 유숙자 언제부터 비롯된 버릇인지 몰라도 나는 창가에 앉기를 좋아했다. 이른 아침, 한 잔의 커피를 들고 창가로 가면 탁 트인 하늘이 가슴 깊숙이 들어와 앉는다. 커피를 마시며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이 시간이 좋다. 음률의 흐름에 마음을 싣...  
37 [문예마당] 낯선 얼굴
유숙자
Aug 23, 2016 253
낯선 얼굴 유숙자 며칠 전 친구와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화장했을 때와 민낯일 때의 엄청난 차이에 대해 말하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그날 엔도르핀이 무척 많이 나왔을 것 같다. 친구가 이사 와서 처음으로 집 근처 세탁소를 찾았던 때 일이다. 마침 결...  
36 [한국수필] 내리사랑
유숙자
Aug 23, 2016 271
내리사랑 유숙자 새해가 되고 며칠 지난 후, 크리스마스트리를 걷었다. 트리 밑에는 아직 선택받지 못한 두 개의 선물이 목을 길게 늘이고 주인을 기다린다. 포장도 장식도 헐거워지고 지친 모습이 누구의 품이던 빨리 안기고 싶어 하는 눈치다. 나는 선물을 ...  
35 [부싯돌] 꿈꾸는 봄
유숙자
Aug 23, 2016 316
꿈꾸는 봄 유숙자 그해 봄은 늦게 찾아와 아직 꽃을 부르지 않고 있었으나 나의 가슴 속에서는 흐드러지게 피고 있었다. 대학입시의 긴장과 초조에서 벗어난 지 이제 서너 달 신입생. 오죽이나 숨 막히고 부담스러웠으면 ‘오! 신천지가 래(來) 하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