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마당

Articles 89
No.
Subject
Author
89 라이프타임 개런티 3
최숙희
Oct 23, 2024 35
라이프타임 개런티   최숙희   ‘좋은 것을 당신에게 선물하라’는 쪽지가 식당에서 받은 포천쿠키에서 나왔다. 핑곗거리를 찾고 있던 것처럼 ‘옳다구나’ 하며 파카를 주문했다. 곧 다가올 파타고니아 여행 준비라는 핑계가 있었다. 배달된 옷을 본 남편이 멀쩡...  
88 엄마는 나의 영웅 3
최숙희
Aug 06, 2024 33
나는 살갑기보다는 무덤덤한 딸이다. 코로나로 하늘길이 막혔다는 핑계도 있지만, 선친이 가족을 제일 힘들게 했던 마지막 1년 동안 아무 도움이 못 되었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기가 힘들다. 독박으로 노인 모시는 수고를 한 동생에게 자유시간을 주고 싶었다. ...  
87 마추픽추를 다녀와서 2
최숙희
Jun 22, 2024 64
마추픽추에 다녀와서   최숙희       수영장 친구 애나씨의 권유로 페루를 다녀왔다. 몇 해 전 친구들이 잉카 트레일을 백패킹할 때 못 가서 아쉬웠던 터라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고된 트레킹대신 기차와 버스를 이용한 관광객 입장이지만 세계 여행자의 로망...  
86 눈 뜨고도 코 베이는 세상 2
최숙희
Apr 17, 2024 47
눈 뜨고도 코 베이는 세상       신용카드를 주로 사용해서 지갑을 열 일이 좀처럼 없다. 그런데 모처럼 파머스마켓에 갔더니 현금이 필요해 지갑을 꺼냈다. 어머나, 며칠 전 우편으로 받은 코스트코의 리베이트 수표가 곱게 접혀 들어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  
85 은퇴 남편의 아르바이트 수입 1
최숙희
Feb 23, 2024 72
은퇴 남편의 아르바이트비   최숙희   나는 셈이 느리다. 막연히 불필요한 지출과 낭비만 안 하면 은퇴 후라도 어찌어찌 살아지겠거니 했다. 학창 시절에도 노트필기를 싫어하던 나는 가계부를 써본 적이 없어 생활비로 얼마를 쓰는지도 잘 모른다. 반면 남편...  
84 비즈니스를 닫으며
최숙희
Jan 22, 2024 56
비즈니스를 닫으며   최숙희   가게의 리스 기간이 얼마 안 남자 재계약 여부를 묻는 건물주의 편지를 받았다. 재계약을 한다면 앞으로 10년이 묶인다. 소비성향이 점점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월마트, 타겟 등 대형업체와의 경쟁도 점점 힘에 부쳤다. 불경기로...  
83 88세 할머니의 덕질 1
최숙희
Dec 25, 2023 45
88세 할머니의 덕질   최숙희   한국의 동생이 카톡을 했다. 가수 임영웅이 필리핀에서 상을 받는데 엄마가 거기에 가고 싶어 해서 고민이란다. 동생은 아이들 방학을 맞아 취소할 수 없는 여행계획이 있다나. 개인 콘서트라면 나라도 한국에 나가 모시고 가겠...  
82 고맙다, 친구야!
최숙희
Nov 14, 2023 49
고맙다, 친구야! 최숙희   딸이 이사한 집을 보러 남편과 뉴욕에 갔다. 아이의 좁은 아파트가 갑갑하여 우리는 매일 맨해튼에 억지로 나가곤 했다. 뉴욕에서 더 볼 것도 없던 차에 버지니아에 사는 친구가 우리를 초대했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같은 ...  
81 슬기로운 은퇴 생활 3
최숙희
Oct 07, 2023 108
슬기로운 은퇴 생활   최숙희   출근을 안 하니 그날이 그날이다. 에스프레소 커피머신의 버튼을 누르는 대신 커피를 천천히 내려 마신다. 나른하고 여유로운 은퇴자의 아침이다. 졸음이 채 가시지 않은 머릿속을 카페인이 깨운다. 조기 은퇴하면 빨리 늙는다...  
80 혼기가 꽉 찬 딸을 보며 3
최숙희
Aug 11, 2023 70
혼기가 꽉 찬 딸을 보며       최숙희   “아줌마, 아저씨 샌프란시스코 결혼식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We hope you had a great time. Thank you for your generous wedding gift. We had an amazing honeymoon in Italy. 샌프란시스코를 곧 다시 방문해주세...  
79 엄마의 오래된 인연 2
최숙희
Nov 29, 2022 91
엄마의 오래된 인연 최숙희   친정아버지가 소천하셔서 한국을 방문했다가 오래된 흑백사진을 찾았다. 엄마는 삼선교 한옥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하고 의대생 두 명에게 문간방을 세 놓았다고 한다. 지금의 내 딸보다 훨씬 어린 앳된 새댁인 엄마가 두루마기를 ...  
78 동네 단톡방을 떠날 수 없는 이유
최숙희
Sep 26, 2022 88
동네 단톡방을 떠날 수 없는 이유   최숙희     작년에 서울을 갔다가 여동생이 ‘당근마켓’을 이용해서 불필요한 물건을 없애고 필요한 물건을 구하기도 하는 것을 보았다. ‘당근’은 ‘당신 근처’의 앞글자라고 한다. ‘중고거래부터 동네 정보까지, 이웃과 함께...  
77 보약 같은 친구
최숙희
Aug 03, 2022 87
보약 같은 친구     최숙희     ‘병은 자랑하라’라는 옛 속담처럼 당뇨를 고백하니 같이 운동하자는 친구가 많아졌다. 수필협회 목사님은 차로 우려 마시라며 직접 농사지은 뽕잎과 쇠비름을 쇼핑백 한가득 주셨다. 당뇨라는 시련이 왔으나 운동 친구들이 늘고...  
76 당뇨는 '슬픈'병이다 2
최숙희
Jul 16, 2022 87
당뇨는 ‘슬픈’병이다   최숙희   ‘안녕하세요. XXX 내과입니다. 최숙희 님의 예약 날짜는 06/15/2022 @10:30 AM입니다. 재진 환자분들은 화상 진료도 가능하오니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치의로부터 정기검진 예약 알림 문자가 왔다.   혈당수치가 제일 걱...  
75 은퇴를 생각할 나이
최숙희
May 25, 2022 60
은퇴를 생각할 나이   최숙희   ‘엄마가 심심하다며 또 미국을 다녀와야겠다고 하셔. 심지어 뉴욕이랑 볼티모어 비행기 표만 끊어주면 혼자서 손녀들을 만나고 LA 언니 집으로 가겠다고. 엄마 연세에 비행기 자주 타는 것도 나쁘니 조금이라도 더 붙들고 있어 ...  
74 나도 '주린이'가 됐다
최숙희
Jun 30, 2021 79
나도 ‘주린이’가 됐다     최숙희     친정아버지가 30년 은행 생활을 접고 증권회사에서 10년 넘게 근무했지만 나는 주식에  대해 무지했다. 아버지가 증권을 본격적으로 하신 건 증권사를 그만두고 개인회사로 옮기고부터다. 증권에 대한 믿음은 거의 맹목적...  
73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1
최숙희
May 16, 2021 65
            산책 중 ‘Estate Sale’ 팻말이 있는 집을 보았다. 사방에서 태평양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집의 내부는 얼마나 근사할까, 궁금해서 들어가 보았다. 전망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지만 오래된 집이라 낮은 천장과 복잡한 구조가 내 취향은 아니다...  
72 높아진 한국의 위상
최숙희
Mar 13, 2021 67
높아진 한국의 위상 최숙희 2021년이 되면서 건물주의 코로나 임대료 할인혜택이 끝났다. 지루한 장마철 반짝하는 한줄기 햇살처럼 아주 잠깐이었다. 임대료만 줄어도 몇 년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은데 요즘 같아선 ‘힘들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  
71 코로나와 '지구 살리기' 3
최숙희
Jan 29, 2021 84
코로나와 ‘지구 살리기’ 최숙희 독립해 나가 살던 아들아이가 집으로 들어오니 부부만 살 때와 달리 삼시세끼 준비에 신경을 더 쓴다. 무엇을 식탁에 올릴까하는 아이디어도 고갈되고 반복되는 집밥 메뉴에 싫증이 나면 식당을 이용하게 된다. 점...  
70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아들
최숙희
Dec 12, 2020 93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아들 최숙희 다운타운에 살던 아들이 아파트 리스가 끝나자 집으로 들어왔다.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하니 회사 근처에서 비싼 집세 내며 살 필요가 없게 된 이유이다. 체육관 문을 닫아 밖에서 달리기를 하는데 늘어난 홈리스 때문에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