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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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또 다른 축제
최숙희
Feb 06, 2017 46
  또 다른 축제   교회의  92세 원로 장로님이 소천 하셨다.  개인적 친분은 없으나  몇 년 전 장로님의 결혼 70주년을 축하하는 기사를 우연히 한국 신문에서 읽고 그분의 이름을 기억 했기에 추모예배에 참석하고 싶었다.    그토록  오랜 시간을 해로하다니...  
66 부부라는 이유로 2
최숙희
Feb 06, 2017 93
부부라는 이유로 텔레비전을 덜 보자고 케이블을 끊었는데 더 많은 한국 채널이 24시간 내내 잡힌다. 아침 설거지를 하며 한국 텔레비전 보는 것이 어느덧 일과가 되었다. 오늘은 'TV 특종 놀라운 세상'을 보게 되었다. 루게릭병에 걸려 거동 못하는 ...  
65 기러기 가족
최숙희
Feb 08, 2017 405
기러기 가족(D-69일) 뜨거운 샤워를 하다가 물이 미지근해지며 급기야 찬물로 바뀌는 일처럼 화나는 일은 없다. 갑자기 늘어난 식구들이 물탱크의 온수를 다 써버렸나 보다. 여동생이 기러기 가족으로 LA에 온 후 마음에 드는 집을 찾을 때까지 우리 집에 머물...  
64 춤바람
최숙희
Feb 06, 2017 188
춤바람 몸을 움직이는 운동은 보는 것도 하는 것도 싫어한다. 좁은 운동장 대신 수영장이 있는 국민학교를 다녀서 할 줄 아는 운동은 학교건물 옥상에서 하던 피구와 수영이 유일하다. 중고교 때 체육은 주로 체력장 연습과 자율학습으로 때우기 일쑤였다. 제...  
63 엄마가 미안해
최숙희
Feb 06, 2017 125
엄마가 미안해 잠자는 딸의 방문을 살며시 열어본다. "엄마?" 아이의 목소리에서 불안함과 해방감의 복합적인 감정을 느꼈다. "얼른 자야 내일 일찍 일어나지." 대학을 졸업하고 집에 돌아온 딸과 6개월을 같이 지냈다. 멀리서 학교에 다녀 일 년에 고작 두서...  
62 플러머 리카르도
최숙희
Feb 06, 2017 63
플러머 리카르도 유난히 잦은 목욕과 샤워를 즐기는 아들애는 제 누나가 대학으로 떠난 뒤 집안의 온 목욕탕을 돌아가며 어지럽힌다. 뭐든 아까운거 모르는 전형적인 요즘아이로, 양치질하며 물도 마냥 틀어놓기 일쑤고, 집을 호텔로 아는지 타월도 한 번에 ...  
61 친정엄마와 열흘
최숙희
Feb 06, 2017 144
친정엄마와 열흘 친정엄마는 성격이 급하다. 어떤 생각이 들면 금세 행동에 옮겨야만 한다. "내일 가려는데, 뭐 필요한 거 있냐? 아침에 바쁠 테니 나올 거 없고 택시나 셔틀타고 들어가마" 항상 도착 하루 전에 전화하고 자기말만 하고는 끊는다. 이번 방문...  
60 우리 같이 걸을까요
최숙희
Feb 07, 2017 85
우리 같이 걸을 까요     어젯밤 모처럼의 단비로 초록 봄기운이 더욱 짙어졌다. 공기가 촉촉한 이런 날은 산책하는 즐거움이 배가 된다. 집 근처에 여러 산책로가 있지만, 몇 년 전 한 친구가 이곳을 안내한 이후로는 여기만 찾게 되었다. 길 전체가 키 큰 유...  
59 이제 너무 늦었다(친구 H를 추억하며)
최숙희
Feb 07, 2017 156
이제 너무 늦었다(친구 H를 추억하며) 숙희야, 안 좋은 소식인데, H가 오늘 저세상으로 갔데. 밴드엔 게시 안 했어. 아프다 가는 친구 뒷 담화 하게 만들기 싫어서. 내일 우리 동기 네 사람만 조문 가려고, 안 좋은 소식 전해서 미안. 갑자기 받은 메시지에 ...  
58 울고 싶어라
최숙희
Feb 07, 2017 98
울고 싶어라   수영장 사우나에서 받은 명함을 한참 만지작거리다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네 번 울리고도 안 받기에 얼른 끊었다. 연결이 안 되면 그만두자 생각이었으니까. 전화를 끊고 십 분쯤 되었을까, 리턴콜이 왔다.   “소개받고 전화 드리는데요. 피...  
57 물난리
최숙희
Feb 07, 2017 116
물난리 차고 문을 열었을 때 바닥이 흥건히 젖어 있었다. 놀라서 위를 쳐다보니 천장에 물방울이 수없이 맺혀있고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화들짝 놀라 차고 바로 위인 식당으로 뛰어 올라가 보니 카펫이 다 젖었고 식당 천장이 얼룩져있다. 교회에서 알게 ...  
56 로봇과 함깨 사는 세상
최숙희
Apr 01, 2017 72
로봇과 함께 사는 세상 설거지를 하느라 싱크대 앞에 서있는 나의 맨발을 로봇청소기가 계속 톡톡 친다. 사이드 브러시를 신나게 돌려 먼지를 긁어모으다 내 발을 장애물로 인식했나 보다. “나야 나, 간지러워, 저리로 가. 저기 바닥에 말라비틀어진 밥...  
55 내가 진상손님
최숙희
Apr 25, 2017 59
내가 진상손님 코스트코에서 화장실휴지, 키친타월, 세제 등 부피 큰 물건들을 사서 차 트렁크에 실으려던 참이었다. 마침 자동차 리모컨이 가방 깊숙이 있어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트렁크를 열려고 차 번호판 옆의 고무 스위치를 누르다가 고무가 녹아있는...  
54 외모관리 해? 말아?
최숙희
May 29, 2017 57
한국에서 만난 친구들은 하나같이 세월이 비껴간 듯 젊고 예뻤다. 오랜 시간 공들여 가꾼 고운 피부에 잘 정돈된 눈썹과 또렷한 아이라인이 세련된 모습이었다. 젊은 애들이나 가는 줄 알았던 네일숍에서 손톱도 꾸미고 속눈썹 연장을 한 친구도 있었다. 화사...  
53 삶의 균형찾기
최숙희
Jun 28, 2017 50
삶의 균형 찾기 좀처럼 전화를 먼저 걸지 않는 딸에게 전화가 왔으나 바로 끊겼다. 반가운 마음에 얼른 다시 걸어보지만 받지 않고 기계음만 들린다. 가까스로 통화가 되어 물으니 집에서 일하며 동료에게 전화한다는 것을 실수로 엄마에게 걸었다나. 어이없을...  
52 이사하며 다시 찾은 남편
최숙희
Aug 04, 2017 64
하필이면 131년 만에 제일 덥다는 날 이사를 하게 되었다. 일꾼 세 명 중 한 명이 아파 둘만 보낸다는 연락을 당일아침 받았다. 오후에 한 명을 더 충원해주겠다며, 사람이 하는 일이니 이해해 달라는 데 도리가 없었다. 셋이 할 일을 둘이 하니 땀을 비 오듯...  
51 커스터부인의 편지 1
최숙희
Sep 06, 2017 96
커스터 부인의 편지 최 숙희 이사 후 짐정리가 만만치 않다. 직장 때문에 뉴욕에 살고 있는 딸아이 방을 정리하다가 옛날 편지를 모아둔 상자를 보았다. 손 편지가 귀한 세상이니 나중에 추억이 될 듯하여 버리지 못하고 가져온 것이다. 우리 가족이 미국에 온...  
50 101호 여학생
최숙희
Oct 16, 2017 45
  101호 여학생 최 숙희   가장 힘들다는 법대 1학년을 마치고 집에 온 아들아이가 눈이 나빠져서 안경 도수를 올려야겠다고 말했다. 방대한 양의 읽기와 쓰기로 눈이 혹사당해 ‘지옥 같은 1학년’이라고까지 말한다는데 무사히 1년을 보냈으니 대견하고 감사...  
49 안과에 다녀와서
최숙희
Nov 18, 2017 77
                                  안과에 다녀와서 최 숙희   충혈된 눈이 쉽게 낫지 않아 안과에 갔다. 눈의 이상을 알고 바로 병원에 간 것은  아니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가기도 귀찮았지만 무슨 문제가 있으면 어쩌나 싶어 미룰 수 있을 만큼 미룬 것이...  
48 산행에서 마주친 소녀
최숙희
Dec 19, 2017 95
  산행에서 마주친 소녀 최 숙희   밤사이 내린 비로 나뭇가지마다 매달린 빗방울들이 보석처럼 빛난다. 아름드리나무들이 울창한 숲속에 지그재그로 나있는 트래일을 걷는다. 산에 오를 때 주위에 펼쳐지는 풍광이 좋다. 아득히 멀리 보이는 산봉우리 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