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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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꽃비를 맞으며 꽃길을 달린 날
지희선
Mar 06, 2017
    사순 제 1주일을 하루 앞둔 3월 4일 토요일 아침. 아몬드 꽃비를 맞으며 꽃길을 달렸습니다. 바다처럼 깊고 푸른 하늘엔 새털구름 둥둥 떠 가고 지상엔 흩날리는 꽃잎들! 달리는 러너들에게 이토록 아름다운 응원을 보내주는 이, 또 있을까요?     탄성과...  
178 아름다운 흔적/시
지희선
Mar 03, 2017
바람은 싸리 빗자루 고요한 호면을 빗질한다.    은빛 무늬 흔들리다 제 자리로 돌아간다    물구나무 선 나무 생각에 잠겼는데    오리 한 마리 물 그림자 지우며 호수를 건넌다    동그라미 파문 그리다 제자리로 돌아간다    저마다 지나는 자리 아름다운 ...  
177 Playa Vista 가는 길목
지희선
Mar 03, 2017
구름이 밀려간 하늘이 말갛게 개었습니다. 비에 씻긴 바람이 제법 세차게 부는 출근길 아침, 팜트리 잎새 흔들리고, 버들 강아지 하늘댑니다. 여인의 목을 감싼 스카프도 날립니다. 뿌리 까지 흔들리지 않는 나무들의  모습도 의연하고,  척박한 땅을 뚫고 꽃...  
176 하트 풍선 선물
지희선
Mar 03, 2017
  오늘은 꽃과 초콜렛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는 Valentine's Day다. 보이 프렌드가 없던 딸에게, 꽃을 보내기 시작한 게 어느 새 20년이 가까워 온다. 몇 년 지나, 나 말고도 꽃을 보내줄 사람이 생겼건만 이벤트를 좋아하는 딸을 위해 한 해도 거르지 않고...  
175 귀여운 룸메이트
지희선
Mar 02, 2017
   룸메이트 데레사가 아침부터 함박 웃음을 준다. 커튼 하나를 걷고, 부드러운 햇살을 받으며 차차차 스텝을 밟는데 여념이 없다. 아침 운동이라고 한다. 신나는 표정에 몸놀림도 유연하다. 열 여섯 살 때부터 춤을 즐겼다고 한다.    어제는 휴일이라 함께 ...  
174 나의 글쓰기 여정
지희선
Mar 02, 2017
   나의  글쓰기는 초등 학교 일학년 때  쓰기 시작한 '그림 일기'가 최초였다. 담임 선생님의 숙제였는지, 교육열 높은 어머니의 강압이었는지 모르지만 그림을 그리고 몇 줄의 문장을 써서 마감하는 '그림 일기'는 단 하루도 빠지고 않고 써야 하는 의무조항...  
173 두 손 맞잡은 담쟁이
지희선
Feb 28, 2017
   요즘은 내 주변에 보이는 풍경을 찍어 내 느낌 그대로 포토 에세이를 쓰고 있지만 첫 시작은 그게 아니었다.  몇 년 전인가 보다.    어느 날, 리서치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한 사진이 내 눈을 붙잡았다. 담쟁이 사진이었다. 비 온 날 아침에 찍었거니 하...  
172 일요 새벽 달리기 2
지희선
Feb 27, 2017
   애나하임으로 이사 오자마자, 포레스트 러너스 클럽에 가입했다. 연습 장소는 부에나 팍의 Clack Park. 집에서 프리웨이로 달려 약 15분 거리다. 회원은 거의 100명에 가깝지만 나오는 사람들은 4-50명 정도다. 주 연습 시간은 토요일 오전 5시 30분과 초보...  
171 아비정전
지희선
Feb 27, 2017
  책 리뷰를 하다, <아비정전>에 눈이 머물렀다. 책 표지와 함께 짧게 뽑아 놓은 명문장 때문이었다. 한 사람에겐 '순간'이, 다른 사람에겐 '영원'이 될 수도 있다는 말에 굵은 밑줄을 긋고 싶었다.     - 순간이란 정말 짧은 시간인 줄 알았는데    때로는 아...  
170 꽃자리/시
지희선
Feb 27, 2017
다시 해가 뜨고 선물처럼 받은 오늘 또 하루 하느님께서 앉혀주신 이 자린 예쁜 꽃자리 나만의 정원 가끔은 눈물로 물 뿌리고 때로는 웃음 거름도 주며 감사 패말 꽂아 놓고 다독이는 나의 꽃자리  
169 용담꽃/삼행 연시조
지희선
Feb 27, 2017
용담꽃은 가을 야생화 꽃말은 애수라죠 담자줏빛 눈빛 하나 남기고 떠날 때도 꽃보다 예쁜 미소로 안녕이라 말했죠 용서해 미안하오 오랜 세월 흐른 후에 담쟁이 새 잎 돋듯 되돌아 왔을 때는 꽃물 든 예쁜 맘으로 눈물만 글썽였죠 용서는 무슨 용서 제가 더 ...  
168 봄을 위한 연서/시조
지희선
Feb 27, 2017
연초록  그대 이름  언 하늘에  새겨두고 하나 뿐인  심장이라 하나 뿐인  사랑으로 산수유  노란 리본을  가지마다  겁니다  
167 겨울 엽서/시조
지희선
Feb 27, 2017
두 눈 감아야 보이는 그대           가슴엔 강물 흐르고           작은 새 떠난 가지            흰 눈만 쌓입니다           먼 세월 감돌아 오면           전설인 양 남을 추억  
166 아몬드꽃 피고 지고
지희선
Feb 27, 2017
절묘한 타이밍이다. 그로부터 결별 권유를 받은 날, 하필이면 '세상의 모든 명언'이 '사랑'이란 키워드를 들고 나를 찾아 왔다.       '사랑은 변하는 것'이 아니라, 물처럼 흐르는 거'란다.   '사랑에 실패하는 이유는 그 사람의 실체를 보고 사랑한 것이 아...  
165 데기, 데기, 번데기
지희선
Oct 13, 2016
아침에 출근 하자마자, 마리아가 급히 부른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너 이거 먹을 수 있어?" 하고 런치 통에 든 음식을 불쑥 내민다. 나는 이 애가 자기 나라 고유의 특별식을 해 와서 먹어보라는 줄 알고 호기심이 발동했다. "뭔데?" 하며 런치통을 나꿔채듯...  
164 꽃보다 예쁜 그녀, 단풍보다 고운 그녀 엄니
지희선
Oct 13, 2016
IHSS 17기 동기생 제니가 카톡에 가슴 뭉클한 사진을 올렸다.  아스펜 단풍으로 유명한 비숍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여행 중이라며 올린 사진이다.  모처럼 효녀 노릇하는 중이란다. 비숍의 단풍도 곱지만, 그녀는 더 아름답다.  원래 예쁘기도 하지만, 어머니를...  
163 급체, 천국 사다리를 타게 하다 2
지희선
Oct 07, 2016
일 년에 한 두 번은 급체로 생 고생을 하는데 바로 엊그제 일요일 밤이 '그 날'이었다. 짬뽕 속에 든 오징어나 닭고기를 먹고 체한 적은 있어도, 김치찌개를 먹고 급체를 한 건 또 생전 처음이다. 퇴근 길, <더 집밥>이란 간판을 보는 순간, 목살 김치찌개와 ...  
162 포토 에세이 실루엣
지희선
Sep 27, 2016
시간은 바람처럼 지나가고 그 바람 속을 '스치며' 사는 사람들은 모두 실루엣이다. 실체를 알기에는 터무니 없이 모자라는 시간, 시간들. 사랑하는 사람까지도 우리는절반의 겉모습과 절반의 내면만 알고 갈 뿐이다. 한 순간의 기쁨과 한 순간의 슬픔. 한 순간...  
161 정이란
지희선
Sep 27, 2016
정이란  돌 탑  쌓 기 예쁜 둘  마음 모아    한  돌 한  돌  올려 놓는 조심된  손길이여    파도도 조바심치네 행여나 무너질까     (엘 카피탄 비치에서:2016년 9월)   
160 같은 지구별 안에서/시
지희선
Sep 26, 2016
당신이 잠들 때 나는 깨어 있습니다 내가 잠들 때  당신은 깨어 있습니다 하늘에 있는 해와 달처럼 우리는  하루를 절반씩 나누어 살고 있습니다 희망과 절망 사랑과 이별 눈에 보이지 않는  짝들도 함께 하루를 절반씩  나누어 살고 있습니다 당신이 잠들 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