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니스의 '그린 언덕 위에' 읽고 / 이정호

 

  박유니스의 출판 기념회에 없었다. 나의 한국 방문기간에 열렸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돌아와 얼마 지나지 않아 권의 책이 배달되었다. 푸른 하늘에 구름이 있고 밑에 분홍빛 나무가 보였다. 밝은 책이었다. 밑으로는 평안한 그린 힐이 보였다. 그리고 분홍빛 나무 밑에 박유니스 선생님이 있었다.

 

  미국 동부 대학교에서 만나 그와 결혼을 했다. 그는 팔로스버디스에서 살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이제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그곳 가까운 그린 힐에 그가 누워있다. 그가 다가와 그녀를 부르는 같다.   마지막 작별이 생각이 난다. ‘그린 언덕 위에에서 그녀는 말한다.  ‘그는 아침마다 병실에 들어서는 내게 ‘I love you’라고 입술로 인사했는데 5월의 화창한 날은 ‘I love~ ‘ 이어가지 못했다창문으로 햇살이 눈부시게 비쳐드는 오후 3.’

 

  박유니스는 프랑스를 사랑했다. 불어를 전공했고 수없이 프랑스를 방문했고 카뮈가 다니던 카페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사색도 했다. 이제 그녀가 웅장하고 거대한  몽생미셀에 서있다. 그녀는 몽생미셀에서 이야기한다. ‘그새 해가 지고 바다는 섬으로 다가온다. 아름다운 노을이 바람을 타고 일렁이며 수채화가 되어 밀려온다.’ ‘이제 바다는 천만 가지로 출렁이며 안에 파문을 일으킨다. 물결이 되어 바람이 되어 이곳에 계속 머물고 싶다.’

 

  교회 지인의 아들이 사고로 죽었다. 부모는 장례가 잔칫집 분위기로 진행될 것이라 했다. 아들이 천국에 갔으니 감사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구석에서 오열하는 여인이 있었다. 죽은 아들의 약혼녀였다. 인간의 감정을 숨길 있을까. 슬플   울어보고  그것을 보내 버리면 어떨까. 작가는 어떤 감사에서 말한다. ‘부모의 친지들이 애써 밝은 표정을 짓고 그의 영혼을 높은 곳으로 밀어 올리고 있을 그녀는 그녀에게 익숙한 낮은 곳에서 그의 육신을 붙잡고 싶었을 것이다.’

 

  그녀가 소중하게 간직해온 것이 있었다. 이사할 마다 속에 넣어 왔었다. 그러나 이제 때가 왔고 레떼 강을 건넌 남편도 잊어버렸으리라.  남편이 대한민국에 선물을 안긴 공로로 받은 훈장이다. 그녀는 시상자를 생각했으며 그의 공과의 비중이 정권따라 오르락내리락 하지 않는 다른 분의 이름이었으면 거실에 걸렸을지도 모른다.  결단을 내리고 버릴 들려오는 비명을 듣는다.  그녀는 ( ), (), ()’에서 그것을 나타낸다.  ‘모두 잠든 시간이다. 번쩍 들어서 쓰레기 통에 던져 버렸다, , 하는 소리가 정적을 깬다. 가슴에서도 쿠웅하는 비명이 들렸다.’

 

  그녀는 안개비를 맞으며 뮈세 시비 앞에 서있다. 그리움으로 남아 있던 그녀의 짦은 첫사랑도 가버렸다. 처음으로 그와 만났을 훗날 파리에 있는 뮈세의 묘지에 함께 가기로 약속했다. 미래에 대한 서로 다른 꿈으로 헤어졌고 한국에서 잠깐 만났지만 도덕과 사회규범이 가로 막았고 이제 그는 영원히 세상으로 가버렸다. 10여년전 남편과 함께 이곳을 왔다. 여기 함께 있던 그도 이제 떠나고 없다. 남편과 함께 보낸 30여년에 걸친 시간은 어제인 아프다. 뮈세가 사랑했던 사람도 생각해보며 작가는 페르 라셰즈에서 말한다. ‘나는 그들의 삶과 사랑과 예술적 열정이 온몸에 스며들기를 바라는 언제까지나 안개 비를 맞으며 그곳에 있었다.’

 

  그녀는 우리네 잔잔한 일상의 흔적들도 그런대로 이어지고 후세에 남길 만한 이유와 가치가 있다고 한다.  그녀는 흔적 남기기에서 말한다. ‘아름다운 세상 소풍 끝내는 , 나는 아름다운 세상에 흔적을 남기고 떠나고 싶다. 삶이 고스란히 담긴 책을 남겼으면 한다자랑스러웠던 일들을 기록한 자서전이 아니고 나의 평생의 사랑과 삶이 배어 있는, 진실이 묻어나는 그런 글들 말이다.’

 

  박유니스의 글은 진실이 담겨있으며 사랑을 품고 있으며 감동을 준다. 그녀의 중에서 어떤 글귀는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녀의 글은 꾸밈이 없고 잔잔한 향기를 준다. 그녀가 발산하는 글의 향기를 다른 글에서 계속 느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