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 이정호
어렸을 적 어두운 밤에 하늘의 별을 쳐다보며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하였다. 나는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더 좋은 세상을 위해 뭔가 해야 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라고도 생각했다. 하나님이 나라는 인간을 특별히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세월은 흘러 치열한 대학교 입학 시험을 준비하였다. 그 시절에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나의 새로운 인생의 방향을 정립하는 시기로 되었다.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싸워 나가며 올바른 정의의 사회를 구현시켜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또한 이 세상에 많은 신체 장애자들이 있는데 그들을 도와줘야 된다고 생각했다.
대학교에 입학해서 수업시간에 학생들은 독재정권에 대항하기 위해서 최루탄 개스를 맞아가며 데모를 했다. 나는 용기없이 그들과 같이 참여하지 않았고 바라만 보았고 구경하였고 방관만 하였다.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했다. 데모의 힘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데모가 정부의 정책을 바꾸지 못 할 것이라고. 더 큰 힘이 필요하고 더 강력한 방법이 필요할 것이라고. 훗날 생각하면 그것은 이기주의적인 생각이었다. 조그만 힘이 모여서 큰 힘이 된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당장은 영향을 미치지 못하더라도 서서히 파급되어 나중에는 큰 회오리 바람을 일으킨 다는 것을 나는 인지하지 못했다.
나는 문학과 예술의 힘이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영향력이 크다고 생각하였다. 그 중에서도 다양한 예술의 종합체인 영상과 영화가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그 쪽으로도 연구하고 공부하였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언젠가가 아닌 바로 지금 도와주고 친구가 되어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신체장애자들에게 관심을 가져서 선교단과 함께 맹인들이 살고 있는 곳, 농아들이 있는 곳도 방문하였다. 밤에는 그 당시에 돈이 없고 가난한 환경 때문에 학교를 가지 못하고 일하는 청소년들이 배웠던 야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세월이 흘러 나는 세상을 현실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나의 힘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세상에는 나와 같은 사람들이 수 없이 존재한다. 나와 같은 똑같은 인격체가 무수히 존재한다. 내가 나를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이 다른 사람들도 똑 같이 자기가 특별하다고 느끼는 개체들이다. 하나님이 창조한 소중한 나처럼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소중하게 창조된 생명체들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하나님이 창조한 값진 인간이고 영원히 존재하는 영혼을 가진다.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소중한 생명을 감사하고 기도하고 사랑을 실천해 나가며 그러한 행위들이 바로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 이 세상을 바꾸는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