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았던 여행
창 안으로 길게 늘어진
아침햇살에 시린 등을 맡기고
진한 커피에
바이올린 협주곡을 타서 마신다
은빛 햇살 위로 바이올린 선율이
파도를 타기 시작하고
나를 수평선 저 멀리 밀어 보낸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그곳
작열하는 태양이 떨어지며
토해놓은 눈부신 잔해
가슴에 수 놓인 빛들의 향연
영롱히 반짝이던 물방울
어느새 흩어져 날아가고
바다 위를 맴돌던 의식의 파편 들
진한 커피 향에 조각들을 맞추며
슬그머니 제자리로 돌아온다
오후로 밀려나기 싫어
끝자락 잡고 주저앉은 늦은 아침
잔잔한 음률이 선물한
커피와 함께한
짧았던 여행
9/14/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