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통해 그토록 얻고 싶은 것들

-5월, 가정의 달에 부쳐

 

결혼은 연합이다. 서로 다른 뿌리를 가진 식물이 자라면서 한 가지를 이루는 나무를 연리지 나무라 한다. 연리지는 한 나무가 고사하면 나머지 한 나무가 수액을 전해줘서 살도록 돕는다. 결혼을 통해 세대를 이어가는 우리는 이 연리지를 통해 배울 바가 있다.

태초에 하나님께서 아담과 이브를 창조하실 때 ‘연합’하여 살 것을 명령하셨다. 그러나, 에덴을 떠난 우리가 하나님이 정한 결혼관에 따라 살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남편과 아내는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존재가 되기도 하니 말이다. 이것을 필요의 딜레마라 하나보다.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자면, 우리가 결혼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은 안전감(Security:내가 진정 사랑받고 있으며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느낌)과 중요감(Significance:내가 다른 사람에게 계속 중요하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한다. 남편은 자신을 사랑받는 중요한 존재로 느끼길 원하고 아내 역시 자신이 안전한 존재임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부부 174쌍을 74년 동안 관찰한 보고서가 하버드 대학 연구팀에서 나왔다. 그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사람들 중에는 이미 사망한 사람도 있고 도중에 이 지루한 연구를 포기한 사람도 있지만 현재까지 74커플이 생존해 있고(그들은 대부분 여든이 넘었다.) 여전히 이 연구에 참여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겉보기에 다툼이 잦은 부부라 해도 서로 간 신앙과 같은 믿음을 공유한 부부는 그렇지 못한 커플들에 비해 훨씬 건강하고 행복지수도 높게 나타난다는 것이 이 연구의 결과다. 내가 어떤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이 사람이 반드시 와 줄 것’이라는 믿음은 병상에서의 고통도 감소시킨다고 한다. 이런 믿음이 안전감이고 중요감이다.

 

사랑하고 사랑받고 서로 수용하고 수용 받고 싶은 갈망은 자아가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요구다. ‘사랑이 필요한 것은 나’라는 생각 대신 ‘사랑이 필요한 건 너’라는 생각으로 상대방의 요구를 먼저 채워주려는 노력만이 결혼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앞서 말했듯이, 연리지 나무는 서로 의지하므로 살아간다. 옆에 뿌리 내린 나무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 채 만나 서로 연합하며 사랑을 나눈다.

 

5월의 대지는 새순을 틔우고 바람에 흔들리며 줄기를 키워 끝내 꽃을 피워 낸다. 연두빛 새순처럼 우리들의 결혼이 순조로웠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