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무사히
배 헬레나
하얀 잠옷 바람의 귀여운 소녀가 무릎 꿇고 앉아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오늘도 무사히!
하루 일을 마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외쳤다.
불현듯 기도드리는 그 소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내 어린 시절 어디서든 흔히 볼 수 있었던 그림.
구멍가게, 미장원, 택시 운전대 등에서 '오늘도 무사히'라는 글귀와 함께.
그때는 유치하고 촌스럽게 여겼던 그림이 왜 지금 성스럽게까지 느껴지며 다시 보고 싶어지는 걸까?
그 그림을 곁에 걸어두었던 구멍가게 아줌마와 택시 운전사 아저씨들 마음을
이제 나도 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도 무사히!
나도 오늘 밤 촛불을 밝히며 두 손을 모은다.
감사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