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의 노래
헬레나 배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
기뻐하소서.
주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들 예수, 또한 복 되시도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양하며
내 구세주 하느님을 생각하는 기쁨에
이 마음 설레입니다.
주께서 여종의 비천한 신세를 돌보셨습니다.
이제부터는 온 백성이 나를 복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해 주신 덕분입니다.
– 루가 1:46‐49
이 아름다운 노래(마니피캇)는 소녀 마리아가 천사 가브리엘의 방문을 받은 직후 그녀의 사촌 언니이며 훗날 세례자 요한이 될 아기를 임신 중이던 엘리사벳을 만나서 나눈 인사의 한 구절이다. 하느님을 마음 깊이 흠모하고 믿음이 강한 두 여인이 상봉하는 장면은 상상만 하여도 실로 정겹고 무한한 의미로 다가온다.
마리아는 바로 며칠 전, 성령이 그녀에게 임하여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을 낳게 될 것이며 그는 야곱의 후손을 영원히 다스리는 왕이 되겠고, 그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라는 엄청난 예고를 천사로 부터 받았다. 그녀는 처음에 몹시 당황하였으나 두려워하지 말 것과 하느님의 힘이 자신을 감싸주리라는 천사의 말을 듣고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이렇듯 마리아는 고요한 침묵 가운데 언제나 순종하고 묵상하며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인내하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마리아'는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여인의 이름 중 가장 아름다운 이름이다. 나는 성모님을 너무나 사모하는 나머지 세상의 거의 모든 '아베 마리아' 음악을 반복하여 듣곤 하였다. 또 언젠가는 우연히 어느 상가에서 거의 내 키만 한 성모상을 발견하여 단숨에 그 성모상을 사 안고 집에 모셔오며 너무나 기뻤던 기억도 있다. 내가 자주 가는 루르드 성당의 성모님 상은 아직 어리고 가련한 동정 마리아의 모습 같아서 그 고혹적인 아름다움에 나의 눈을 떼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나는 언젠가 꿈속에서 성모님을 본 적이 있다. 그분은 키가 크고 빛 그 자체 였는데 나의 손을 꼭 잡고 함께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그즈음에 나의 아이들이 어려서 어디를 가든 항상 아이들 손을 잡고 다녔었는데 그 꿈을 깬 이후 무척 행복했고 그분이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확신과 위안을 느꼈었다.
우리의 성모, 마리아, 그분의 순결하고 고귀한 자태를 사랑한다. 어제도 오늘도 항상 하늘을 우러러 두 손 모아 기도하는 그분의 모습을 흠숭한다. 동구 밖에 서서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 같고, “어머니” 하고 부르면 금방이라도 버선발로 달려올 것 같은 친근하고 어지신 어머니, 마리아, 그분의 침묵 속에 우리의 모든 해답이 있다.
외유내강의 상징이며 구원의 여인상이신 마리아, 그분의 고요한 자태는 우리에게 한없는 위로와 안식을 주신다. 나는 마리아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보내신 최고의 선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녀가 몸소 자신의 삶으로써 보여준 신앙심, 하느님과 그 아들에 대한 완전한 신뢰감, 모든 시련과 역경 속에서도 겸허하게 긍정적으로 현실을 받아들이고 마침내는 하늘로 들어 올림을 받은 그분은 가장 아름다운 인간의 본보기라 할 수 있겠다.
마리아의 몸은 하느님의 아들, 예수를 잉태할 수 있었던 거룩한 성전 이었다. 또한 우리의 몸도 하느님께로 부터 받은 성령이 계시는 성전이며 우리 또한 예수를 낳아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야 할 것을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할 일이다.
그녀는 실로 온화하고, 부드럽고, 사려 깊은 성숙한 인간의 모습으로 항상 우리 곁에 서있다. 마리아는 인류와 세상을 위하여 위대한 사랑으로 우리를 지켜보며, 고통스런 연민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나는 그래서 세상에서 아직도 일어나고 있는 마리아의 모든 크고 작은 기적들을 믿는다. 그리고 우리를 위하여 항상 빌며, 우리 가는 길을 밝혀주며, 우리와 손을 잡고 함께 이 세상 끝까지 걸어가고 계심을 믿는다.
그분의 아름다운 눈을 바라보며, 그 향기로운 옷자락 밑에 무릎을 꿇을 때 나는 가장 행복하고 황홀하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여,
이제와 우리 죽을 때
우리 죄인을 위하여 빌으소서.
아멘.
성모 마리아상 앞에서 기도드리는 헬레나 선생님이 그려집니다.
기도와 성서로 하루를 열고 묵상하는 모습이 성스럽고 아름다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