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1주기 연도를 바치러 '대한 장의사'를 찾아갔다.
돌아가신 날은 2012년 4월 26일로 진짜 기일까지는 며칠 남았으나 식구들 스케쥴을 감안하여 오늘 모였다.
모두가 착찹한 심정으로 수목장 장소로 들어섰다.
언니, 나, 남편, 딸, 제이드(손녀), 제이슨(언니 아들) 내외와 아기,순권이 내외가 모였다.
돌아가신 분들의 명단이 동판에 새겨져 있었다.
CHI, SOO YON.
어머니 이름도 지수연이란 한글 대신 영어로 조그맣게 새겨져 있었다.
화장해서 멀리 바닷가로 뿌려버렸으면 흔적조차 없을 어머니의 모습이 지상에 이름으로나마 남아 있어 저으기 위로가 됐다.
꽃을 놓고 마음을 모아 기도를 올렸다.
언니는 일 년이 지난 지금도 어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어서 현실을 받아 들이고 언니도 활기찬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 텐데...
그것이 저 위에 계신 어머니가 기뻐하실 일인데...
가끔 가다가, '나도 이제 엄마가 없네?'하는 생각이 들면 울컥하고 눈물이 치밀어 오른다.
하지만, 어쩌겠나.
돌아가심을 인정하고,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밖에.
병원에서 잔심부름을 해주는 딸에게 미안했던지 돌아가시면 따따불로 복을 내려주시겠다고 약속을 하셨다.
'그 약속은 꼭 지켜주시겠지, 우리 엄마는 한번 약속하시면 보증수표였으니까'
하고 가끔은 산 자의 욕심을 가져본다.
살아생전에 너무 외로운 채로 버려둔 것이 종종 마음에 걸려 목도 가슴도 따끔거릴 때가 많다.
"내 죽고 나면 너거 후회할끼다"하시던 말씀이 귓가에 맴돌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 또한 어쩌겠나.
그러면서 또 사는 날까지 살아갈 수밖에.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소중하다는 것은 진리다.
어머니!
영생복락 누리세요.
더 이상 외로워하지 마세요.
먼저 가신 할머니랑 오빠 그리고 우리 아들 동휘도 다 만나 보셨겠죠?
어머니!
기쁘고 열심히 살께요.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히 계세요.
영원히 살 수 없는 우리의 목숨이고 유한한 삶인 까닭에 현재의 삶이 중요한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