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에도 겨울은 있다      양상훈

 태평양에서 멀리 애멜라드 빛 바다를 타고 불어온 무역풍이 12월에도 하와이를 덮치곤 한다.

하와이제도의 계절은 사계절이 없이, 굳이 구분하면 여름과 겨울 두 계절만으로 구별한다.

하와이주민들은 겨울철에도  반바지 반소매 차림으로 활보하고 쉽게 바다에 수영을 즐기는것이 일상적이다.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타는청춘들은 거의 수영복차림이나 문신이 그려진 셔츠로 살점만을 가린채 야자수 해변을 신나게 질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일부 원주민들은 우기가 몰아치는 겨울에는 세찬 하와이의 바람을 민감하게 느끼며 가디건과 스웨터를 꺼내 입는다. 아열대기후로서 겨울철 온도가 고작 25‘C 정도로 년 중 온도가 전형적으로 20’C에서 31‘C 까지를 감안하면, 일년 내내 크게 기후변화가 없이 일정하다고 말할 수 있다.

 

오랫동안 한국에서, 미동부의 뉴욕 권에서 사계절로 체질화되어온 나는 하와이로 이사 온 후로 이곳의 계절 감각에 무뎌지고 있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수많은 사계절을 허용한 대자연의 섭리는 계절마다 베풀어준 나에게 의미 있는 추억이 되기에 가끔 아쉬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청자 빛 하늘과 청명한 공기, 선선한 바람 등으로 여름은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할 정도로 큰 변화 없는 이 낙원에 정착하여 건강하게 보낼 수 있어 더할나위없다.

 

하와이제도는 아주오래전 화산폭발로 용암이 쏟아져 빚어진 군도로서 섬마다 약간 다른 기후에서 특별한 동식물이 살아가는 다양한 서식지로 가득하다. 화산의 차폐효과와 고도변화로 달라지는 기후영향으로 열대수림에서부터 서늘한 고원지대와 건조한 사막이 존재한다.

한편 햇살이 좋은 하와이해변은 대양을 향하여 사방 둘레로 트여있어 ,옛날 왕국시대부터 유명한 휴양지인 와이키키나 카일루아 비치는 변함없는 유명세로 지상에서 최고를 자랑한다.

 

 겨울에는 태평양에서 생성된 폭풍우가 몰려와 수많은 북쪽해안에 대형파도를 일으킨다.

겨울이라 하더라도 쾌적한 습기에 선선하여 해양스포츠 활동을 역동적으로 즐길 수 있다.

서핑 스쿠버다이빙 스노클링 패러세일링 수중스쿠터 카누 등 해양스포츠의 천국을 만끽할 수 있다. 8개 큰 섬 중에서 겨울에카우아이의 코게” “마우이의 할레나칼라” “하와이 아일랜드의 킬라우에아등은 웅장하고 아름다운 하이킹코스이다. 해발 약100m 마다 기온이 0.6‘C정도 낮아지기 때문에 복장과 자외선 차단재, 선그라스 준비가 필수적이다.

해발3,055m 이르는 할레나 킬라정상의 기온은 해변의 리조트지역보다 10‘C 정도 낮아지면서 하와이제도에서 유일하게 하얀 은세계의 설경을 맛볼 수 있다.

 

 하와이제도는 오염되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과 신비로운 폴리네시안 문화, 활기 넘치는 다양한 해양 스포츠, 완벽한 레자시설 등이 지상최고의 관광휴양지로 손꼽게 하는 매력이 아닐까싶다. 하와이 방문객에게 특이한 관심과 흥미로운 또 하나는 전통적인 관습으로 통일왕국시대에 선포한 주표어로 지정된 알로하정신이다. 친절, 겸손 웃음으로 외지인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정중한 인사로서 온화한 하와이 기후에 금상첨화錦上添花가 된다.

하와이는 이제 굳이 미사여구美辭麗句가 동원되지 않아도 이미 검증된 패라다이스로 명명되어있다

 

 어디선가 몽롱한 음악이 들려오는 듯한 환상의 섬, 이 겨울의 해변에서 야자수 바람머리 결에 낭만과 격렬한 훌라춤이 너울파도에 넘실거린다. 지금 집마다 거리 건물마다 저물어가는 세모에 아쉬운 듯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반짝이며 반긴다. 하와이에도 겨울은 있다. 산모퉁이를 돌아 푸른 겨울바다가 따사롭게 열려있다. 저물어가는 그리움이 하얀 파도에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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