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행복했네, 그 곳에서 / 김영교


그해 가을 나는 많이 행복했다. 마음이 더 이상 누릴 것이 없는 자족의 연속이었다. 여흘 캐나다 여행이 그랬다. 암덩어리 제거 수술 후 키모 테라피도 방사선치료도 다 끝을 낸 후여서 안도감 때문이었을게다.

 

컬럼비아 빙원지대, 대자연 앞에 섰다. 그 속에서 나는 덕지덕지 통증먼지 낀 내 모습을 털고 털어냈다. 폐부 깊이 들여 마신 깨끗한 공기는 발 뒤꿈치까지 흘러내려 찡했다. 암세포들이 청정 맑은 공기에 놀라 뻗어버렸다. 오염된 몸과 마음이 순백 설원에 동화되었다. 식욕도 돌아온 기적의 여행이었음을 고백한다. 가는 곳마다 사람도, 공기도, 바람도, 물도, 밟는 흙이며 대자연은 자연병원 치유 품안으로 나를 품어주었다.

 

그날 우리 동창 일행은 안내자의 안내를 받고 있었다. 시작이었다.

"지금 계신 곳은 밴프(Banff) 요호, 쿠트니와 더불어 로키산맥 4대 국립공원의 하나인 재스퍼 국립공원입니다. 이 공원들은 국립 보호지역 시스템의 일부이며 캐나다의 자연 유산과 문화유산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실례입니다. 이 4개의 국립공원은 모두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지이기도 합니다. 보호된 이곳의 자연경관은 아름답고도 극적입니다. 이곳의 흥미로운 역사는 알아 두실 만합니다. 빙하 갤러리에는 이 빙원을 더 자세히 설명해주는 우수한 전시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밖에 아주 가까운 곳에 잠시 걸어가면 빙하는 물론 빙하가 깎아 놓은 골짜기 까지 잘 구경할 수 있는 몇몇 산책로도 있습니다."


캐나다 현지 관광회사에서 파견된 관광 가이드의 유창한 환영 인사였다. 산맥, 빙하, 빙원, 강, 바위 폭포등에 관한 지식을 들었고. 관광 스케줄이 열거되어 있는 약식 지도도 받아 다음 여행을 위해 간직했다. 강에 관한 안내문 소개는 참으로 신선했고 소상하게 전달되었다. 여름에는 빙하가 녹아 강들의 수원이 된다. 컬럼비아 빙원지대가 수(水) 문학(Literature of water) 극치로 알려져 많은 관광객 방문이 그 이유라고 한다. 이 지대가 북미를 대륙의 중요한 분수계로 나눈다. 이 분계선들이 서로 만나는 지점이라는 뜻이 부언되어있었다.


서부 브리티시 컬럼비아 (B.C. State)에서는 물이 컬럼비아 강으로 유입 되어 태평양으로 흘러가고. 동부 (앨버타 주)에서는 물이 두 개의 분수계로 유입, 하나는 허드슨 만과 대서양으로 흘러가는 북 서스캐처원 (Saskatchewan) 강이고 다른 하나는 북극해로 흘러가는 애서배스카(Athabasca) 맥켄지 (Mackenzie)분수계이다. 이 강들은 대평원지대,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 및 워싱턴 주에 사는 수백만의 북미인, 그들의 농업, 그리고 유역에 사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태계의 담 수원이다. 국립공원에서 이 강들의 수원을 보호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쉽게 파악이 되어 그저 놀랍기만 했다.


호기심 가득한 초등생 우리 일행은 설원, 폭포, 빙하 투어 및 빙하 스카이워크등 대자연의 신비에 압도되었다. 숨소리 마져 죽였고 빳빳하게 쳐들었던 고개도 저절로 숙여졌다. 천지 만물을 말씀으로 만드신 위대한 창조주의 솜씨를 목격하고 감격하는 순간이었다. 대자연 앞에 나는 지난 날의 감동과 감사에 인색한 초라한 내 실체를 직시해보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날 마지막 일정으로 우린 배를 타고 루이스 호수(Lake Louis)를 관람하기로 했다. 갑자기 눈이 내려 우리 일행은 선착장에 모여 배를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우연찮게 우리 일행은 그곳에서 즉석 뮤지칼을 연출했는데 여동들이 선창을 하고 어께 동무를 하며 때론 손에 손을 잡고 타원형을 그리며 소리 높혀 합창을 하기시작 했다. 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솜씨는, 소나무야 소나무야, 보리수,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내 마음속에 그리어 볼 때, 함박눈을 맞으며 우린 목소리 높혀 노래 불렀고 노래에 맞춰 춤도(Folk dance)췄다. 한참을 정신없이 어울리면서 얼핏 시야에 잡힌 그림은 우리들을 구경하려고 몰려온 세계 각국의 관람객들의 흥분된 눈망울과 행복에 찬 웃음소리, 그리고 각국 다른 언어로 우리들과 함께 합창을 하고 있는 모습! 야외 광장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펼쳐진 참으로 감동적인 즉흥 뮤지컬이었다.

 

우린 모두 가까운 지구촌 친구가 되어 무료한 순간을 극적으로 즐겼고 드디어 눈발이 약해져 아쉬운 듯 눈 인사를 하며 승선하며 굿바이 했다. 빙하가 녹아내려 강이 됐다는 루이스(Lake Louis) 호수 관광을 끝으로 자연 풍광 속에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미국 생할 40여년동안 남편 따라 적지 않은 횟수의 여행을 해 왔다. 캐나다 이번 여행은 단연코 엄지이다. 투명함과 눈부심, 아름다움을 맛본 자연에 동화된 그래서 나는 행복했다. 여행은 좋은 스승이었다.


눈감고 회상에 잠긴다. 조심스럽게 개발된 천년의 대자연 모습이 떠오른다. 음 추위를 포함해 대자연을 개발, 국가차원에서 세계수준에 맞게 대자연을 관리, 즐기고 누리는 자격 있는 사람들을 만난 기쁨과 흥분, 오래 지속되었다.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 보존 관리하여 다음 세대에 연결 전달, 그렇게 누리며 자연보호 개발에 앞장 서 있는 사람들, 오래동안 가슴에 남아있었다. 창조주가 창조한 아름다운 지구를 보았고 거기에 사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나보았다. 


가슴이 무겁고 답답할 때면 그해 가을 캐나다 여행의 감격이 늘 되살아 에너지를 준다. 행복했고 지극히 아름다웠던 회복의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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