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와 전쟁 중
박진희
지구가 생겨나고 백만 년 아니 수 억년간 눈에도 보이지 않는 생명체라고 하기에도 취약한 바이러스는 늘 존재해 왔다. 바이러스는 1946년 노벨상을 받은 윈들 스탠리 화학자가 밝혔듯이 자체적으로 아무런 생명을 만들어낼 구조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에너지도 없다. 그러나 살아있는 몸 주인에게 비겁하게 은근슬쩍 도둑처럼 들어와서 DNA나 RNA생성시스템을 훔쳐 수백 수억의 바이러스를 대신 생산해내어 주인 몸을 갈취하고 심지어는 그 주인을 죽게 만든다. 하물며 인간 몸 크기의 수십배나 되는 공룡을 멸종 시킨 것도 바이러스란 견해도 있다. 어쨌든 현미경으로도 간신히 보이는 바이러스균이 동물을 거쳐 인간에게 옮아지면서 무기 없는 전쟁은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불과 이십년 사이에 사스에 이어 메르스,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간의 호흡기질환을 일으키며 죽음에도 이르게 하는 바이러스들이 나타나 우리를 숨죽이게 하고 있다. 닭, 새, 박쥐, 돼지, 낙타, 야생동물 등의 바이러스는 인간의 바이러스와 전혀 다른 시스템을 가졌다. 동물을 괴롭히고 죽이기까지 하는 바이러스가 동물에게만 있었는데 어쩌다 인간에게 옮아왔다. 그 감염된 동물의 피, 콧물, 침, 소변이나 대변 등으로부터 접촉하는 사람의 눈, 코, 입, 그리고 상처로 그 바이러스가 옮겨가면서 문제는 시작되었다. 동물에서 옮아온 병원균에 인간은 자연 면역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만일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나면 감염을 떨쳐낼 체계와 항체가 없어서 치명적이 된다. 그리고 감염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으로 차례차례 옮기는 사태가 벌어지며 전염병이 돌게 되는 사태는 속수무책이 아닐 수 없다.
1918년에 세계1차 전쟁을 마치고 병사들이 집으로 돌아오면서 바이러스를 퍼뜨려 5천만에서 1억의 사람들이 죽었다고 한다. 그것은 세계 1차, 세계 2차, 한국, 월남 전쟁에서 생명을 빼앗긴 사람들의 숫자를 합친 것을 웃돈다. 1918년의 세계 인구는 18 억, 백 년이 지난 지금은 78억을 넘는다. 더구나 바이러스가 변이되고 글로벌 시대라서 전파하는 길이 너무 빨라 기하학적 숫자로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한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전염력이 강해서 두려운 것이다. 위생 개념이 적고 의료시스템도 방역체계도 낙후하면 세계에 퍼지는 건 시간문제이며 그런 곳에 있는 환자들의 합병증, 특히 폐렴의 확률은 높아지고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죽음에 까지 이르게 된다.
독감이나 다른 바이러스균과는 달리 코로나 바이러스는 젊고 건강한 사람도 걸린다. 홍혜걸 의학박사는 ‘우한 폐렴은 폐에 침입한 바이러스를 우리 면역체계가 생소한 것으로 여겨 적들이 머문 지역을 과도하게 초토화 시키면서 심한 열이 나고 오히려 폐를 망가뜨려 사망하게 된다. 면역력이 너무 약해도 감당을 못해서 정복당하고 너무 강해도 정복당한다’고 말한다. 건강한 사람도 바이러스에게 대책없이 당할 수 있다는 말은 의미심장하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은 적을 알 수 없으면 위태롭다는 해석이 된다. 지금 세계를 마비시키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어 누구에게나 두려움을 주고 있다. 해마다 가을부터 독감 주사를 맞는 것은12월에서 2월까지 성행하는 독감을 예방한다. 이것은 만약을 위한 보험을 들어 놓는것과 같은 이치라서 혹시라도 변이된 독감에 걸리더라도 이삼 일 정도만 아프면 툭툭 털고 일어나 독감 주사를 맞지 않은 사람에 비해 훨씬 빠른 회복을 보장해 왔다. 독감인 경우 바이러스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게 일단 멈추게 하고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원래 있는 바이러스들은 다 처리해 주길 기다리면서 면역강화를 해주는게 현재 바이러스 치료의 일반적인 방법이며 타미플루도 48시간내에 복용해야 효력이 있다고 알려져 왔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는 독감주사를 맞은 사람도 면역력이 강한 사람도 가리지 않고 사정없이 달려든다. 새로운 백신이 내년이나 후년에 나오게 될 때 까지 우리는 아무런 무기도 없이 알몸으로 대처해야 할 상황이다.
‘정보의 빈곤은 불행을 초래한다. 정보는 활용해야 내 것이 된다’는 손자의 말은 그가 있었던 기원전 500년부터 현대에도 절대적이다. 신뢰가 가는 정보를 입수하여 사람이 붐비는 장소를 피하여 바이러스의 접촉을 최소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눈, 코, 입으로 병원균이 들어오지 못하게 조심해야 하며 손을 자주 씻고 말리는 수건도 깨끗하게 자주 빨아주거나 종이 수건을 일회용으로 한다. 보건부에서 인증하지 않은 야생동물을 잡아먹는 일도 사라져야 한다. 바이러스균을 가졌거나 가지지 않았거나 가족이라도 개인컵을 쓰고 찌게나 국물이 있는 음식을 같이 먹으면 균이 옮으니 개인 접시를 쓰고 그들이 먹던 음식은 버려야 한다. 해열제로 열을 내리고 따끈한 물도 자주 마시고 옛 어른들이 그랬듯이 소금물로 자주 양치도 해준다. 주위를 청결하게 하며 주기적으로 클로락스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살아남지 않게 청소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지구의 온난화로 자연 생태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는 우리가 예측하게 어렵게 변형을 거듭해서 과학이 발달했다고는 하나 치료하기에 시간도 걸리고 복잡해지고 있다. 가까이 접하는 감기, 독감, 신종 바이러스이거나 드물게 나타나는 새로운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언제나 철저한 준비를 해서 우리의 몸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 스스로 지혜로운 장수가 되어 절대로 바이러스에게 몸을 내어줄 수 없고 설사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하더라도 겁내지 말고 차분하게 14일간 자가 격리하면서 기다리면 오히려 긍정적인 시간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한국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최고의 성공적인 대처에 무척 자랑스럽고 큰 박수를 보내며 머지않아 COVID 19 바이러스의 전쟁에서 승리하기를 우리 모두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