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 사이에서

박진희

 

 

가뭄도 아닌데

마음의 우물이 말라서

바가지는 커녕 손톱으로도 글을 퍼낼 수가 없다.

 

그림이라도

푸르고 익어가는 시절을 나타내고 싶은데

갖가지 구도와 색체의 서정 말라 비틀어져 있다.

 

글과 그림,

언제적 친구와 애인 사이에서 방황하듯 

밤낮으로 헤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