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이 주는 짜릿한 희열/ 정조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 곳 없네'라는 가시나무 노랫말이 마음에 와닿는다. 껴안고 있는 것들을 쏟아내지 못하는 슬픈 덩어리가 내 속에 있기에.
내성적인 나는 친구들과 어울릴 때보다는 혼자 있을 때 마음이 편했다. 자신의 내면에 쌓인 버거움을 덜어내려는 욕구에서 오는 일종의 버릇이 아니었을까. 일기와 편지 쓰기. 그림과 글이 어우러진 낙서는 감수성이 예민한 나에게 좋은 친구가 되었다, 유년 시절을 농촌에서 자랐기에 한적한 시골 풍경은 나의 성장기 무대가 되어주었다. 그 시절, 책 읽기를 좋아하여 자아를 찾아가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다. 책 속에서 만난 주인공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깊이 빠져들었다. 양서를 통해 얻는 상상의 날개는 문학을 동경하는 계기가 됐다.
나이와 상관없이 미풍에 흔들리는 나뭇잎만 봐도 눈물이 핑 도는 벅찬 감정들이 내 안에 살고 있다. 숱한 얘기들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 수필 교실에 등록했고 K 선생님을 만난 인연으로 문학에 눈을 떴다. 포기하지 않으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명언 같은 그분의 말씀이 화살처럼 가슴에 꽂혔다. 그 후로 꿈을 위한 포부와 열정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나갔다. 문학은 나의 인생에 새로운 전환점이 되어주었다.
글쓰기의 가장 큰 장점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라 생각한다. 먼저 내 가슴이 흠뻑 젖도록 외로움이 주는 짜릿한 희열에 침몰해야 하리.
201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