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 / 로댕

   
그대들의 선인(先人)인 모든 대가(大家)를 충심으로 경애하라.  
예술가에게는 미(美)가 일체다.  
오직 힘써 연마할지어다.
예술은 결단을 요구한다.
선(線)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고 다만 볼륨(volume) 만이 존재한다. 그대들이 그릴 때, 윤곽에는 개의치 말고, 릴리프(relief)에만 전념하라. 윤곽을 좌우하는 것은 릴리프 뿐인 것이다.

끊임없이 연습하라. 자기 자신을 메티에(metier, 기법,기교)와 친하게 하라. 
예술이란 감정에 불과하다. 그러나 볼륨과 균형과 색채의 기교가 없고, 손의 기량이 없고 보면, 가장 예민하고 발랄한 감정도 그만 무력화되고 말 것이다.
인내성을 가져라! 영감에 기대지 말지어다. 영감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예술가의 특질은 예지이며 주의요, 성실이며 의지이다. 그대들의 작업을 마치 충실한 기능과도 같이 꾸준히 수행하라.
영혼에 부딪혀 오지 않을진대, 그것은 진실이 아니다.
깊고, 의연하고 성실하라. 그대들이 느끼는 바가 비록 세상 일반의 관용의 이념과 정반대인 것이 발견되는 때라 할지라도 그 발표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 그대의 고립은 머지않아 끝날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의 인간에게 진실인 것은 만인에게도 진실이기 때문이다.
공중을 내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웃음을 꾸미거나 흉측스런 몸짓을 해서는 안 된다. 솔직하고 순진하라.
 정당한 비평은 환영할 것이요, 부당한 비평에는 겁을 먹지 말라.
 세속적인, 혹은 정치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서 그대들의 시간을 잃어서는 안 된다.
 그대들의 사명을 열정껏 사랑하라. 제 사명을 사랑함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느니라. 또 그것은 속인(俗人)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예술가는 위대한 모범을 준다.
 예술은 지금껏 성실의 장엄한 교훈이었다.
 참된 예술가는 항상 이미 수립된 일체의 전례를 뒤엎는 위험을 무릅쓰고, 그가 생각하는 바를 표명한다. 
 이리하여 그는 그의 동료들에게 독립의 교훈을 준다.
 생각컨데 만약 절대의 진실이 인류의 사이를 지배하기에 이른다면, 얼마나 놀라운 진보가 실현될 것인가!
 아! 사회는 얼마나 신속히 그 오류와 추악을 밝혀서 얼마나 빠르게 우리 지상은 천국이 될 것인가!
  
  오귀스트 로댕 (Auguste Rodin 1840~1917) 프랑스의 조각가 ‘세례자 요한’ ‘칼레의 시민’ ‘생각하는 사람’ 그의 비서 릴케가 쓴 ‘로댕’으로 더욱 유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