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바다에서 / 신 혜원

 

해가 더디 나오는 것은

너무 길어서이지

나의 기다림

 

파도가 소리를 내는 것은

내가 살아있다는 몸부림

일찍 일어난 새는

여유롭게 인사하지만

잠잠한 모래밭은

짓밟히기 위함이지

수많은 사연과 발걸음에

 

바다는 매일 해를 낳기 위해

광란의 파도를 안고

밤새 아파하며 얼마나

깊은 바다 치마 속으로 품었을까

 

그래서일까

해는 종일 그 바다를 빛내어 주건만

그대 하나 품지 못해

밤새 눈물짓게 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