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 사이로

 

풀잎 사이로 걷고 싶다

청보리 연초록 새싹 들판

수줍게 미소띤 얼굴

새롭게 소록소록 고개 내미네

 

수많은 발자욱에 짖밟혀도

더욱 곱게 돋아나고 있구나

누구의 숨결일까

그 어느 힘도 막을 수 없는

 

풀잎 사이사이

밟고 지나가는 숫한 발걸음

연약한 풀잎은

밟히고 밟혀도 밟히지 않기 위해

끈기 있게

솟아오른다

억눌림을 뚫고

 

말없이

뿌리는 밀어주고

햇빛은 당겨주는

하늘 가득한 사랑이 말해주는 걸

 

낮아져 낮아져 풀잎 사이 걸을 수 있다면

그들 사이의 대화를 들을 수 있고

그들의 푸른 꿈을 나눌 수 있을텐데

지금은 알 수 없다, 참고 견뎌라

짓밟힘도 축복인 것을

 

이제 스파크 신발 신고

새싹 풀잎 사잇길 걷고 싶다

누구나 한때 연두색 연약한 새싹인 적이

초록이 되고 보면 아름다웠다고

그리고, 고마웠다고 말하게 될꺼다

 

바람은 알고

사람 풀잎 사이로 불고 있다. - 20137월 미주시인협회 준우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