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치발리볼을 보며 / 신순희

 

오늘도 나는 텔레비전 화면을 보며 말한다. 남자들은 입히고 여자들은 벗겨?

비치발리볼 얘기다. 여자들은 스포츠 브라에 삼각팬티로 네트 앞에 엎드리면 가슴골이 보인다. 남자들은 보여주게?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는 남자들이 입는 소매 없는셔츠와는 다르게, 살짝 목이 패인 형광 티셔츠는 엎드려봤댔다 목만 나올 뿐이다. 바지는 농구반바지(?) 차림. 이래도 비치발리볼 인기가 여자 선수들 때문이라는 말에 고개를 설레설레 저을 건가.

경기 도중에 엉덩이골에 끼는 팬티를 손으로 자꾸 잡아당기는 여자 선수들 불편해서 어디 경기에 몰두하겠나. 공을 받아내다 콰당 넘어지기라도 하면 민망한 장면이 연출된다. 선수가 승리의 기쁨에 그만 모래밭에 엎어져 뒹굴며 서로 부둥켜안을 민망하다. 관중의 망원경 촛점은 어디인가.

불공평하다, 게임 복장은. 여자 선수들도 확실하게 가슴을 가리는 패인 상의에 반바지를 입혀라. 내가 마음조이며 보지 않게.

알고 보니 비키니를 입는 여자 선수들 선택이라고. 가지 유니폼이 주어지지만 대개 경기가 벌어지는 장소가 무덥기 때문에 비키니를 선호한다고. 그렇다 치고, 그럼 남자 선수들은 무더위에 강한가? 남자 선수들은 이름과 번호 새길 데가 없어서 상의를 입어야 한다는 말씀. 남자 선수들 헐렁하고 반바지 넓은 자락에 글자 여유 많던데….

 

[2016 리우하계올림픽 비치발리볼을 보던 어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