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반지 한 개 값이

시집 천 권 값이라니 

 

에라이, 망할 세상

머릿속은 텅 빈 궁창 

 

돌돌돌

개울물 노랫소리

너희들이 알 건가 

 

가느란 흰 손 끝에

반짝이는 보석 반지 

 

보고 보고 또 보며

저도 몰래 흘리는 미소 

 

아서라,

비웃어 무엇하리

시집 천 권과 바꾼 행복 

 

손 끝에 머문 행복

가슴에 피는 행복 

 

새 노래도 가지가지

구름 모양도 다르나니 

 

나는야

글 집이나 지으세

궁궐 같은 집 한 채 

 

(김영수 시인의 <각설이 타령>을 읽고)


서양술 한 병 값이

시집 100권이라


이런 떡칠 놈의 세상

떡 같은 말

안주한 지 오래


취하면

세상이 미인인 걸

비틀비틀 안아보는


밥주걱 따귀 맞는 흥부의 심정이라니

왈칵 서러운 눈

몇 개 밥풀이 고마워서

한 알씩 떼어 먹는 맛이 간간짭질하게 기막혀서


(시조의 품격이 완전 다르죠?

김영수 시조 시인은 내가 미주에서 으뜸으로 치는 시인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