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편지 
 
이제 난 널 볼 수 없어
너도 날 볼 수 없어 
 
달은 혼자 있고 싶어
잠들길 기다리고 
 
깊은 밤 어둠은  우리
얼굴까지 지웠어 
 
함께 잡았던 손
이제는 놓아야 해 
 
가야 할 시간이야
서로의 별을 향해 
 
너와 나 영원한 사랑은
간절한 바램일 뿐 
 
너는 저 별 나는 그 너머
우리 만남은 늘 그랬지 
 
먼 별에서 달려온
유성처럼 스쳐갔지 
 
세월은 우리 이름도
까맣게 지워줄 거야 

 
카스 친구 '복고풍로맨스'가 그린 그림을 보자마자, 단박에 이런 시랄 것도 없는 '이별 편지'가 떠올랐다. 
고개 숙인 단발머리 소녀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달밤 아래 선 두 소년 소녀의 까맣게 지워진 얼굴 때문이었을까. 
왠지 가슴이 저며왔다. 
작년 겨울에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한 장면을 그린 그림이란다. 
'너의 이름은'이란 애니메이션은 금시 초문이었다. 
알고 보니, 작년 여름에 일본 열도를 강타하고 다시 한국에 상륙하여 공전의 히트를 친 애니메이션 영화라고 나와 있다. 
감독은 마코토 신카이.
1977년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난 영화 감독이며 작가다.
그는 시네마토그래퍼로 대활약을 펼치고 있으며 여러 히트 작품을 낸 유명 인기 작가로 한국에서도 많은 팬을 가지고 있단다. 
난 '너의 이름은'을 보지 않았으니 내용을 모른다. 
그냥, 이 그림 한 장을 보는 순간!
사랑과 이별, 그리움 같은 단어가 떠올랐다. 
구글 리서치를 해 보니, 나의 예감이 맞았다. 
"아직 만난 적 없는 너를, 찾고 있어"라는 말과 함께, 천년만에 다가오는 혜성 기적이 시작된다는 자못 선동적인 설명이다.

서로의 몸이 바뀌어 태어난 이 두 주인공은 결국 운명적 만남을 갖게 되지만, 끝내는 주인공인 소년 '타키'와  소녀 '미츠하'는 죽음으로 이별을 맞는다고 한다. 
시인 김기림의 얘기처럼 '땅을 밟고 하는 사랑은 흙이 묻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털기 힘든 진흙은 역시 '별리'가 아닌가 싶다. 
이 애니메이션이 공전의 히트를 친 건, 단순한 사랑 얘기가 아니라, 그림과 음악 그리고 영상까지 완벽했단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드림텔러>는 '너의 이름은'에 대한 다섯 가지 심층분석까지 내 놓았다.  
 
1) 단절을 통해 연결을 이야기한 영화
2) 시골은 일본 재난 참사를 표현한 공간
3) 도시는 재난을 딛고 살아가는 현재 일본
4) 등장하는 포스터는 하나의 복선
5) 산카이 마코토의 최선작이란 얘기다. 
 
시간 나면, 유투브에서 찾아 한 번 보고 싶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나는 카스 친구 '복고풍로맨스'가 그린 그림 한 장에 꽂혀 앉은 자리에서 바로 넋두리 같은 '이별 편지'를 썼다.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았던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림 속 소녀가 소년에게 주는 이별편지를 썼던 거다. 
'너의 이름은'에 대한 구글 리서치 설명은 이렇게 끝난다. 
 
잊고 싶지 않은 사람, 
잊으면 안 되는 사람. 
너의 이름은?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그런 한 사람 가슴에 지니고 사는지? 
그러면,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다.  
 
너의 이름은... 너의 이름은....
혼자 되뇌이다가, 이장희 노래 가사 한 마디로 얼버무린다.
"그애의 이름은 말할 수 없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