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금요일이었다.

창문 틈으로 길게 스미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남편은 떠났다.

오늘이 남편의 기일, 벌써 9년의 시간이 흘렀네.

그동안 어떻게 혼자 살아왔는지 모르겠다. 세월에 밀려 뚜렷한 목표도 없이

어영부영 하면서 오늘까지 온 듯 하다.

무덤가에 앉아 지난 시간을 나눴다. 무어라 대꾸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엷은 미소만 지은 채 내 얘기를 듣기만 하는 느낌도 들었다.

오후의 묘지는 평화로웠다. 내 그리움만 아니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