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 동안 먹먹한 가슴속 침잠의 상태가 계속되었다.
미리 약속했던 여고 동창들과의 여행을 망칠 수 없어 함께 길을 떠났지만 마음은 어지러웠다.
무엇이 웃을 일인지, 맛있는 음식을 놓고도 나 같은 먹보가 흥미를 잃다니.
내일, 친구와 영원한 이별식을 한다.
대학 시절 일곱 명의 친구그룹에서 또 하나가 세상을 떠났다.
오래 전, 마흔 아홉 살 친구의 죽음을 한국으로부터 들었을 때가 떠오른다.
그때까지 우리는 죽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살았나 보다.
이제 65세의 나이가 죽음과 마주하기에 낯설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잘 가, 승희야. 네가 도달한 하늘 그곳에서는 평안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