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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강의 신비                                                                      

 

   서울에 계신 큰 오라버니 팔순 생신기념잔치에 참석하기 위해 동생과 한 비행기에 동승을 하게 되었다. 밤 비행기를 타니 졸음이 쏟아져 동생과 함께 잠에 취해 한잠 푹 자고 일어났다. 동생과 미국에 같이 살아도 자주 만나지를 못하니 그동안 쌓인 얘기를 서로 털어놓았다. 이 얘기 저 얘기 끝에 동생은 브라질 선교 여행 갔다 온 예기에 꽃을 피웠다. 한참을 얘기하다가 그곳에서 찍은 사진을 몇 장 보여주었다. 아마존 강을 찍은 사진을 보여 주면서 색깔이 다르게 양분돼 흐르는 강을 설명해 주었다.      

   아마존 강이 두 개의 다른 색깔을 띤 강물이 나란히 함께 흐르고 있는 엄연한 사실에 나는 적이 놀랐다. 한쪽은 황토 색깔을 띤 강물이고 다른 한쪽은 검은색을 띤 강물로 기름과 물처럼 서로 섞이지 않고 줄을 그어 놓은 듯이 양 갈래로 양분되어 흐르고 있다. 12km  나 그렇게 흘러가다가 바다와 합쳐진다고 한다.    

   황토물과 검은 물이 서로 섞이지 않는 이유는 물에 함유된 산도가 서로 다르고 따라서 무게(비중)가 다르고 온도가 다르고 일조량이 다르다고 한다. 황토색깔의 강물은 안데스빙하에서 발원하여 산꼭대기에서 흘러내리는 황토와 함께 흘러내리면서 황토색 물줄기가 되었고 검은색 강물은 강 옆으로 흘러들어온 물로서 유속이 느린 강물 속에서 열대우림의 각종 유기물(낙엽 등)이 해마다 엄청나게 퇴적되어 썩으면서 검은색의 빛깔로 강물이 변했다는 것이다. 황토색 강물은 소리몬에스 강이고 검은색 강물은 리오네그로 강으로 각각 이름이 다르다.     

   천 개의 지류가 합쳐져 5만 km나 되는 세계 제2의 강(제1의 강은 나일 강)이 되어 그 위용을 뽐낸다. 검은색 강물은 물속에 산도가 높아지면서 무게가 무거워지게 되고 무게가 무거워지니까 자연히 강물이 천천히 흐르게 되고 천천히 흐르면서 검은색의 강물은 태양열을 더 많이 흡수하여 강물이 더워지게 되어 온도가 다른 두 강줄기는 운명처럼 나란히 도도하게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검은색 강물에 사는 물고기도 색깔이 검은색이라고 했다. 보호색이 되기 위해 자연히 색깔 변화가 일어난다고 한다.    

   동생은 물고기 맛이 궁금해서 그곳에서 잡힌 물고기를 먹어 보았는데 속 살도 검은색인 줄 알았는데 살은 하얀 색깔을 띠고 맛이 아주 좋다는 것이다. 나는 색깔이 다른 두 물줄기로 흐르는 아마존 강을 보면서 참 신기하다고 생각되었다.     

   어쩌면 인간의 마음을 닮았다고나 할까.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닮아 지음을 받았지만, 아담 하와가 범죄 한 후 인간은 겉과 속이 다른 이중인격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나라 말에도 ‘표리부동’ ‘인면수심’이란 말이 생겨난 것 같다. 인간의 이중성을 깊이 있게 다룬 소설이 ‘박사 지킬 과 하이드’ 이다. 아마존 강이 바다에 가까워질 때 두 물줄기가 합쳐진다고 하니 인간도 겉과 속이 같은 정직한 사람이 되려면 바다처럼 넓고 깊은 하나님의 은혜의 바닷속에서 성령으로 거듭나 성령 충만한 삶을 살 때만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사람뿐만 아니라 한 국가도 겉과 속이 다른 국가가 바로 공산주의 국가가 아닌가 싶다. 나는 우리 조국을 생각해 보았다. 백의민족으로 한 피 받은 한민족이지만 남북으로 갈라져 이념과 사상이 전혀 달라 남북이 통일되지 못하고 양분되어 1945년 해방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동족상잔의 비극을 치르면서 분단의 아픔을 지니고 산다. 아마존 강의 양분된 두 강줄기처럼 어쩌면 남과 북이 양분되어 통일을 못 이루고 영원히 한을 품고 살 것인가? 안타깝기만 하다.     

   동독과 서독이 통일되듯이 우리나라도 남북이 통일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해 보지만 이번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사건을 통해 뼈저린 교훈을 얻은 것은 사상과 이념이 달라서 남북이 평화적으로 통일되기는 참 어렵겠다고 생각해 보았다.     

   아마존 강의 두 물줄기도 서로 잘난 척 양보할 줄 모르고 뽐내다가 결국 낮고 낮은 하류에 이르러야 서로 겸손의 미덕을 배우고 양보하며 상대방을 받아들이고 포용할 때 놀랍게도 두 물줄기가 합쳐진다고 하니 우리는 이 자연을 통해서도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 세대가 살아생전 남북이 통일될 날을 볼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하면서 아마존 강의 신비의 기적이 우리 민족에게도 일어날 수 있기를 꿈꾸어 본다.      

   지구 산소 공급의 1/4을 담당하고 있는 아마존 강 유역 밀림지대가 브라질 당국의 분별없는 처사로 벌목이 자행되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 되어 간다고 하니 서글퍼진다. 인간이 언제부터 물질이 우상이 되어 인간 생존의 존엄성을 망각하고 남이야 죽든 말든 나 혼자 돈 벌어서 잘 살면 그만이다는 생각으로 전락했는가. 결국, 혼자 잘 살 것 같아도 자기도 죽고 남도 죽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망각하고 돈벌이에만 눈이 어두워 살아가는 카인의 후예들! 결국, 지구 종말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다. 상호승리 (win win)의 사상이 정말 아쉽다.      

   아마존 강 유역에 꽉 찬 아름다운 원시림을 보호할 방법은 없을까.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 이 하나님 말씀이 브라질 국민 가슴속에 새겨진다면 지구는 살기에 좀 더 아름다운 곳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아마존 강의 물도 지금은 점점 말라 들어가 강바닥이 드러나는 곳이 생겼다니 둑까지 출렁이며 흘러내려 가던 두 물줄기의 신비도 살아질 것인가. 카인의 후예들은 자기가 파 놓은 무덤에 결국 파묻혀 죽어 갈 것인가. 생각만 해도 서글퍼진다. (2011년)/늘 추억의 저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