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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개와 고래의 비운                                                                   

 

   새크라멘토 강은 한국의 한강처럼 강폭은 넓지 않지만, 수심이 매우 깊어 샌프란시스코 항만에서 배들이 이곳까지 물건을 실어나른다. 새크라멘토 시 중심을 관통하고 있는 새크라멘토 강은 연어의 산란처로 또한 유명하다. 미국 서부 개척과 함께 태평양 연안에서 시작된 연어잡이가 사상 처음으로 올해에 전면 금지돼 연어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한다. 지역 경제에는 큰 타격을 줄 수 있으나 연어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취해진조 치라고 한다. 특히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최근 서부 해안의 연어 산란처로 자리 잡은 새크라멘토  강으로 회귀하는 치누크 연어가 최근 2년간 격감했다고 한다.     

   새크라멘토 강은 주 최대의 긴 강으로 412km까지 항해할 수 있으며 외항선이 이 강을 따라 새크라멘토 시까지 갈 수 있다. 케스케이트 산맥의 섀스탄 산에서 발원하여 719km를 흐른다. 아메리칸 강과 샌와켄 강이 합류하며 흐르다가 샌 프란시스코 만과 합류한다     

   1849년의 골드러시 현장이던 이 강은 세계에서 가장 비옥한 곡창지대를 흐르고 있다. 또한, 유역에는 골드러시 때의 유적이 많다. 이 새크라멘토 강은 다리를 만들어 주의회 의사당 앞까지 가는 길과 연결되어 있다. 나는 딸 가족과 함께 주의회 의사당을 관광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 이 다리를 통해 올 수 있게 되어 새크라멘토 강도 구경하고 다리를 지나자마자 차에서 내려서 강둑을 따라가다가 낚시터로 만들어 놓은 덱(deck)까지 내려가서 강을 더 가까이서 관광을 할 수 있었다. 

   배가 들어 올 때는 이 다리가 열리고 배가 지나간 다음 다시 닫혀 다리로 사용하고 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딸이 이 강에 얽힌 슬픈 얘기를 들려주어서 마음이 아팠다. 이 강에서 고기잡이하던 어떤 남자 강태공이 갑자기 물개가 나타나 헤엄치고 다니면서 물고기를 많이 잡아먹어 치우자 물고기(연어)를 많이 못 잡게 되었다. 화가 머리까지 치민 이 강태공은 물개를 죽여야겠다고 결심하고 총을 끄집어내어 그만 물개 머리에 총상을 입히고 말았다. 

   이 강태공은 곧바로 해양 경비대에 붙잡혀 동물 보호 위반혐의로 감옥에 갇히게 되었고 해양경비대와 해양 생물학자와 합동으로 이 물개를 살려 보려고 핏자국을 따라 추적한 결과 희한하게도 머리 총상에도 죽지 않고 샌프란시스코 만까지 장장 400km가 넘는 거리를 헤엄쳐 내려와 살고 있다는 것이다. 머리에 총상을 맞게 되면 금방 죽게 되어 있는데 죽지 않고 살아서 그 먼 거리를 헤엄쳐 샌프란시스코 만까지 내려왔다는 사실에 모두가 놀랐고 중요 뉴스 감이었다고 한다. 신문에, TV에, 라디오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어 시민이 모두 놀랐다고 한다. 더구나 많은 피를 흘리고 장시간 헤엄을 치고 내려왔는데도 죽지 않고 산채로 발견되어 불가사의한 일로 해양학자들은  살려보려고 백방으로 연구하며 노력하고 있단다.     

   물개는 인간에게 매우 유용한 동물이고 매우 지능이 발달한 동물인데 인간이 자기 이기심 때문에 그 큰 물개를 어찌 죽일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감히 그 머리에다 총을 겨 눌 수가 있었을까. 하긴 사람도 죽이는 판에 물개쯤이야 하고 생명을 경시하는 그에게는 아무런 양심의 가책 없이 총을 쏘았으리라 추측을 해 본다.     

   딸은 또 다른 흐뭇한 얘기를 들려주므로 슬펐던 내 마음이 좀 가라앉았다. 2007년 오월 경 이 새크라멘토 강에 고래 두 마리가 나타나 해안경비원들을 놀라게 한 사실이다. 어미 고래와 새끼고래가 샌프란시스코 만에서 바다로 헤엄쳐 가야 하는데 방향감각을 잃고 반대 방향인 새크라멘토 강 상류로 올라와서 길을 잃고 새크라멘토 강에서만 배회했단다. 강폭이 좁은 새크라멘토 강에 갇히게 되어 몸집이 큰 고래가 이리저리 헤엄치다가 왕래하는 큰 배에 그만 부딪혀 상처를 입고 말았다. 이들을 구출하기 위한 해안경비대의 피눈물 나는 구출작전을 펴는 모습이 눈물겨웠다고 한다.     

   해안 경비대가 배들의 접근을 막고 어떻게든 태평양으로 돌아가게 하려고 갖은 노력끝에 이들을 포획하여 치료한 후 태평양으로 돌려보냈다는 흐뭇한 미담에 가슴이 뭉클했다. 강태공은 동물을 사랑하지 않고 죽이려 했는데 해안경비대는 부상한 동물들을 어떻게든 살려 보려고 어떤 희생도 감수하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나 대조를 이루었다.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은 그 동물을 창조한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에는 항상 선과 악이 존재하고 있다. 우리는 항상 선을 쫓으려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악을 행하는 사람들을 손가락질하고 욕하기 전에 나 스스로를 돌아보며 선한 일에 부요한 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2011년 5월)/늘 추억의 저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