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죽음보다 강하고......
며칠 전에 아들의 절친한 친구가 갑자기 자동차 차고에서 목메어 자살한 사건이 신문에 보도되면서 그를 잘 알던 친한 친구들이 충격과 슬픔에 잠겨 있다. 오늘 저녁8시에 입관 예배가 있어서 아들은 예복을 입고 나갔다. 살아생전 친구들 사이 우정이 돈독하여 평판이 좋았던 터라 더욱 슬픔에 잠겨있는 아들의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며칠 동안 잠도 설치고 식사도 제대로 안 하고 별안간 말이 없어졌다. 늘 그 친구를 칭찬하고 자랑했는데, 몇 년 전 결혼식에도 참석하여 축하해주었는데 날개 꺾인 새처럼 풀이 죽어 있다.
무엇이 그가 죽음으로 가는 극한 상황까지 몰고 갔을까! 정답은 본인밖에 모를 일이지만 그 당시 모든 정황으로 미루어 보아 추측이 분분하지만 부동산 불경기 때문에 건축 업계에도 불황이 닥쳐 많은 부채를 안고 고민해 왔다고 한다. 나도 아들과 함께 마음이 아프다. 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죽음이 모든 문제의 해답이 될 수 없다. 죽음을 택한 당사자의 입장이 되어 보지 않고 갑론을박하는 것이 어리석은 일이 될지 모르지만, 너무나 장래가 촉망되던 젊은 청년이라 안타까워서 넋두리를 해 본다. 부모님이 옆에만 계셨더래도 차마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멀리 뉴욕에서 아버님은 큰 교회에서 목회하시는 목사님이라고 하셨다.
목사님 가정에서 자란 자녀라 신앙도 참 좋았으리라 생각되는데 순간적으로 절망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술을 먹은 상태에서 이성을 잃고 그만…….아니면 아내와 자녀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부채의 무거운 짐에서 벗어나게 해서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한 일념으로 그 길을 택했는지도 모른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한 영혼을 잃은 슬픔이 어찌 우리만의 슬픔이겠는가. 그를 지으신 하나님 아버지의 슬픔이 오직 하겠는가.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하시면서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다고 하셨는데……
우리는 모두 태어나면서부터 무덤에 갈 때까지 평생을 살면서 적어도 한 번쯤은 죽음을 생각하게 되고 엄청난 고통을 당할 때 자살의 유혹을 받는다고 하였다. 대부분 사람은 빨리 자살의 유혹에서 벗어나지만 너무나 많은 스트레스를 계속 받을 때 우리 아드레날린과 도파민과 코티졸이란 유독 호르몬이 나와 뇌세포를 많이 죽이게 되고 그 결과 뇌의 기능이 저하되어 자살의 충동을 느낄 때 그것을 억제 할 수 있는 기능이 저하 되어 그만 자살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평상시에 스트레스가 밀려올 때 스트레스를 관리 할 줄 아는 훈련을 쌓아 그때그때 스트레스를 풀어 주어야 우리가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유지 할수가 있는 것이다. 정신과 육체는 뗄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가 있으므로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표어가 나올 정도다. 사람에 따라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다양하다. 꾸준한 운동을 함으로, 여행함으로, 마음의 양식이 되는 책을 읽음으로, 기도함으로, 성경을 읽음으로, 상담함으로, 울음을 통하여, 웃음을 통하여, 웃음이 안 나올 때 억지웃음을 통하여서라도…….등등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골라 평상시에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잘 관리 하여 건강을 유지하는 길만이 엄청난 비극을 예방할 수가 있다.
필자는 대학교 다닐 때 윌리엄 세익스피어의 명작 ‘로미오와 줄리엣‘을 읽고 충격과 동시에 감명을 받은 기억이 난다. 두 연인의 가족들은 쟁쟁한 가문이었지만 서로가 앙숙이었다. 어느 날 캐플릿가의 파티에 로미오와 사촌들이 몰래 잠입한다. 파티를 즐기다 로미오는 줄리엣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두 사람만의 사랑은 용납 될 수가 없었고, 몰래 두 사람만의 결혼식을 올린다.
두 집안의 청년들끼리 사소한 싸움이 붙었는데 로미오가 줄리엣의 사촌 오빠를 죽이는 사건이 발생한다. 로미오는 추방령을 받게 되고 줄리엣은 신부의 도움을 받아 죽은 것으로 가장하여 납골당에 안치된 후 로미오가 그녀를 데리러 온다. 그러나 그녀가 진짜 죽은 것으로 오인한 로미오는 독약을 마시고 죽게 되고 깨어난 줄리엣도 로미오를 따라 죽는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영화도 이 연극과 줄거리가 비슷하다. 그래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현대판 ‘로미와 쥴리엣’이라고 일컸는다. 두 사람은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죽음도 그들을 갈라놓을수가 없었다. 물론 픽션에 나오는 가공인물이지만 자살 중에도 가장 승화되고 아름다운 자살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렇다고 절대로 자살 예찬론자는 아니다.
미국의 유명한 육체파 여우 메릴린먼로도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자살한 사건은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그 후 자살이냐 타살이냐 여론이 분분하였지만 많은 의문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과의 염문설과 로버트 케네디 와의 밀애설등 삼각관계에 휘말려 막후에 모종의 음모설이 난무하고 있었지만, 모두가 유명을 달리한 고인들에게 누를 끼칠까봐 더 이상 언급을 회피하고 싶다.
1962 년 가든 스퀘어에서 개최된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 생일 파티에 참석한 마리린 먼로가 생일 축하 노래 ‘Happy Birthday, Mr. President’를 불러 너무나 요염한 자태로 청중을 매료시킨 일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마리린 몬로가 First Lady 가 되고 싶은 야망이 있었다고도한다. …..본인만 알일이지만 말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엽총으로 자살했다. 모나코 왕비였던 미국영화 배우 그레이스 케리도 자동차사고를 가장한 자살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자살이 유행처럼 번저 최진실을 비롯한 배우들과 재벌, 작가 등 자살한 예가 많다. 자살이든 타살이든 우리는 생명의 존엄성을 통감하고 생명을 귀히 여기는 풍조를 조성 해야겠다.. 우리들의 생명은 우리들의 것이 아니고 우리를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의 것이라 생각하고 건강하게 살면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을 사는 것이 얼마나 값있고 보람 있는 삶일까 생각해 본다.
장례식 때 목사 아버님이 뉴욕에서 오셔서 예배를 인도하시면서 갑자기 죽은 아들의 관을 향해 아들 이름을 부르면서 "너 거기서 무엇 하고 있어. 빨리 일어나지 못해." 하면서 끝내 울음을 터뜨리며 오열하자 장례식 예배에 모였던 친지 지인들이 모두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 목사님의 음성이 아직도 들리는 듯 귀에 생생하게 울려 퍼지는 것 같다며 처절한 부성애의 몸부림 치는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며 아들은 애틋하고 슬픈 표정을 지었다. 죽은 친구를 그리워하면서......(2011년 5월)/늘 추억의 저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