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SS 17기 동기생 제니가 카톡에 가슴 뭉클한 사진을 올렸다.
아스펜 단풍으로 유명한 비숍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여행 중이라며 올린 사진이다.
모처럼 효녀 노릇하는 중이란다.
비숍의 단풍도 곱지만, 그녀는 더 아름답다.
원래 예쁘기도 하지만, 어머니를 챙겨드리는 마음이 예뻐 그녀 모습은 더욱 아름답게 빛난다.
그녀 엄니 역시, 이조 여인을 담은 단아한 모습이 단풍보다 더 곱다.
다른 동기들도 나와 같은 감동을 느꼈는지, 많은 답글들이 올라온다.
"친정 엄마 계신 분들 부러버라. ... 아득하게 먼 추억의 엄마... 세월을 돌려 단 하루만이라도 엄마의 따스한 그늘아래 있어 봤으면..." 하고 수는 간절한 사모곡조의 글을 올렸다.
그런가 하면, 소피아는 "옆에 계실 때 최선을 다해 보살펴 드리세요. 안 그럼, 땅을 치고 통곡하며 후회한답니다"하는 말로 경각심을 일으켰다.
우리의 똑순이 부켑틴 에스더는 "뒤늦게 효도 흉내라도 내고 싶은데요...... 어머니가 더도 덜도 아닌 세 살 아기가 되었습니다. 세 살박이 아기라면 업고 안고 다니겠는데 그럴 상황이 아니라 참으로 안타깝네요." 라고 구구절절이 안타까움을 전하며 "흑흑흑" 하고 울음소리로 답글을 마무리 했다.
우리 모두는 어머니란 이름 앞에만 서면 언제나 작아지고 죄인이 된다.
나 또한 , 4년 전 어머니를 여의고 반 고아가 되었다.
어머니 돌아 가시고 가장 후회스러웠던 일이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 드리지 못한 거였다.
언젠가 즉석 찐 게로 유명한 레돈도 비치에 가서 함께 게를 먹고 바닷가 산책을 한 걸, 엄마는 잊지못할 추억이라며 두고두고 말씀하셨다.
그런데도 한 번 더 모시고 가지 못한 게 가슴에 맺힌다.
하지만, 돌아가시고 난 다음에 뉘우친들 무엇 하나.
엄마의 평소 '문구'처럼 나무는 쉬고자 하나 바람이 가만히 있지 않고, 자식은 효도를 하고자 하나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는 것을.
후회하는 동안에도 꽃은 피고 꽃은 지며, 나뭇잎은 돋았다가 낙엽돠어 떨어진다.
자연의 이치에 따르며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살 뿐, 어쩔 도리가 없다.
오늘 제니가 올려 준 몇 장의 단풍 여행 사진이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바야흐로 사색의 계절, 가을이 오고 있다.
아니, 가을도 잠깐 인사만 하고 바삐 가려한다.
너마저 가려느냐하고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지만, 그도 소용이 없으니 낙엽이라도 깔아주어야 할까 보다.
가는 것은 모두 '찰라'라는 순간에 가 버린다.
노을도 찰라, 단풍도 찰라, 아름다운 추억도, 그 속에 함께 있던 사람도 다 찰라에 가 버린다.
외로운 사람, 더욱 외로워지는 계절.
효도하려는 '찰라', 떠나시기 전에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부모님께도 마음을 써야 하리.
꽃같이 예쁜 제니와 단풍같이 고우신 엄니가 오래도록 아름다운 시간을 갖기를 마음으로부터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