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을 뚷은 산’의 기상으로 (1.10.2020 중앙일보 열린광장에 실림)
올겨울엔 비가 많이 왔다. 반가운 겨울 선물이다. 로스앤젤레스의 높은 산이 눈으로 덮이는 매력이 있다. 먼 산이 하얗게 보인다. 피부에 닿는 차가운 겨울바람이 마음마저 상쾌하게 한다. 하얀빛에 매료되어 눈을 찾아간다. 꼬불꼬불 돌아가는 산길 때문에 어지럽고 멀미를 느낀다. ‘일 년이 이렇듯 힘든 여정이었나 보다.’라고 지난해를 회상한다.
이민 생활에서 새로운 정착을 위해 앞으로 달렸다. 발전하고 확장하기 위해 위로 올라가려고 무단히 애를 썼다. 변화와 희망을 보며 꿈꾸는 자의 도전을 하고자 했다. 소명이라 여기며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 강하게 견디었다. 약한 부분이 강함이 되어 최선을 다하려 했다. 뒷모습이 어떻게 남겨져 있을까?
잊지 못할 산이 있다. 뉴질랜드 남섬에서 설산이 신비로운 빛으로 다가왔다. 고고하게 흰 자태를 드러내는 마운틴 쿡( Mountain Cook, 아오라키)은 3,724m 높이로 빼어난 비경을 자아냈다. '아오라키'는 마오리어로 구름을 뚫은 산이란 뜻이다. 18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