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숙의 창작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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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할아버지, 잊지 않을 거예요 2
이희숙
Apr 30, 2024 15
할아버지, 잊지 않을 거예요 이희숙 널 어떻게 보내니? 팬들은 이별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반환된다는 안타까운 뉴스를 들었다. ‘푸바오’는 행복을 준다는 뜻을 가진 자이언트 판다이다. 이어 에버랜드에서 30년...  
84 칠순에 졸업장을 받다 (중앙일보 이 아침에/2.23.2024) 3
이희숙
Feb 23, 2024 26
[이 아침에] 칠순에 졸업장을 받다 이희숙 수필가 육 학년 칠 반에 입학했다. 가슴에 손수건을 단 아이처럼 설레며 컴퓨터를 열었다. 이국땅에서 50여 년이 지나서야 단발머리 문학소녀의 꿈을 찾았다. 뒤늦게 시작한 탓에 은퇴 후 늦깎이 학생이 되었다. 경...  
83 '미나리' 속 할머니 3
이희숙
Feb 16, 2021 83
'미나리' 속 할머니 (2.15.2021 중앙일보 이아침에 실림, 오렌지방 합평) 이희숙 영화 '미나리'를 보았다. 1980년대 남부 아칸소 시골에 이민 온 가족의 이야기다. 아버지가 농장을 이룰 꿈을 갖고 캘리포니아로부터 이사하는 장면으로 스크...  
82 파도타기(Surfing)
이희숙
Jan 12, 2022 29
파도타기(Surfing) 이희숙 손자는 어릴 적 파도타기를 좋아했다. 몰려오는 파도를 리듬 타듯 올라타며 물살에 묻히면서도 보드에 엎드렸다. 밀려오는 푸른 등줄기에서 아찔한 속도를 즐겼다. 햇살에 번뜩이는 물빛과 어우러져 피부가 까맣게 그을리면서 꼬마...  
81 비빔밥 4
HeeSookYoo
Jan 17, 2019 100
비빔밥 (재미수필문학가협회 신인상 수상 작품) 이희숙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사이에 비빔밥이 놓였다. 소고기와 김치를 넣은 비빔밥이 두 정상의 식사로 선택된 싱가포르 음식점 포스터다. 전 세계로 퍼지는 뉴스 한가운데에서 비빔밥도 덩달아 주...  
80 글을 쓰는 시간 3
HeeSookYoo
Jan 17, 2019 42
글을 쓰는 시간 어릴 적, 알프스산에서 뛰놀던 하이디를 좋아했다. 오두막 다락에 올라 창가의 마른 풀로 만든 침대에서 꿈꾸던 하이디가 된 양 ‘알프스의 소녀’ 동화책 속에 빠져들었다. 단발머리 시절에는 문학 전집을 머리맡에 두고 잠드는 밤이 많았다. 여...  
79 연장된 기회 4
HeeSookYoo
Jan 17, 2019 40
연장된 기회 이희숙 운전면허 실기 시험을 2년마다 본다. 매번 정밀 시력검사를 받아 결과를 제출했다. 올해도 안과를 예약하고 보험회사의 허락을 기다렸다. 세 번의 병원 방문으로 겨우 결과 기록을 받았다. DMV에서는 무려 세 시간을 기다려 접수하고, 운...  
78 관점의 차이
이희숙
Jan 28, 2019 176
관점의 차이 이희숙 커피잔에 빠진 파리 커피 내음이 온 방에 그윽이 찬다. 구수한 향이 긴장을 풀어주고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 준다. 수필을 공부하기 전, 간단한 점심을 나누며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다. 어디선가 파리 한 마리가 들어와 윙윙거린다. 눈앞에...  
77 막힌 하수구와 마음속 응어리
이희숙
Jan 22, 2022 49
막힌 하수구와 마음속 응어리 (2.14. 2020 중앙일보 이아침에 ) 이희숙 물이 거꾸로 올라온다. 우리 학교 건물에 발생한 사고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이치인데 하수구가 왜 막혔을까? 수돗물을 잠그며 기다린다. 시간이 지난 후 조심스레 손잡이를 눌...  
76 징검다리를 건너며 3
이희숙
Feb 25, 2019 93
징검다리를 건너며 이희숙 비가 그친 후 흰 눈산이 선명하게 펼쳐있다. 유난히 비가 많던 겨울, 물이 충만할 계곡을 그려 보며 폭포(Santa Anita Sturtevant Falls)를 찾아갔다. 예전에 다녀온 적이 있어 쉬운 코스로 생각하고 별다른 준비 없이 출발했다. 배...  
75 잊히고 싶지 않은 사람들
이희숙
Feb 03, 2021 19
잊히고 싶지 않은 사람들 (6. 27. 2020 중앙일보) 이희숙 '유월'하면 떠오르는 날이 있다. 현충일이다. 그날엔 어김없이 어머니와 가는 곳이 있었다. 동작동 국립묘지 한쪽에 자리 잡은 외삼촌의 묘이다. 그곳은 과거를 잊은 듯 평온한 초록 잔디 위...  
74 '신묘막측(新墓幕側)'이 새겨진 티셔츠
이희숙
May 29, 2021 26
'신묘막측(新墓幕側)'이 새겨진 티셔츠 (6. 14. 2021 중앙일보 이아침에) 이희숙 낭랑한 목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아빠, 아빠!" 소리에 솔깃하여 고개를 들어보니 두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우리 집 잔디밭에서 해맑게 웃으며 뛰어논다. 아이는 &#...  
73 가장 따뜻한 이불
이희숙
Aug 08, 2019 231
가장 따뜻한 이불 이희숙 멀리 산에서 불어오는 눈바람 탓인가. 이른 아침에 차 문을 여는 손끝이 시리다. 유리창에 낀 성에가 두꺼워 히터를 튼 채 기다린다. 따뜻한 기온이 차 안에 퍼진다. 뉴스를 듣는다. 지구 곳곳에서 혹한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마비되...  
72 부뚜막에 걸린 주머니
이희숙
Aug 08, 2019 99
부뚜막에 걸린 주머니 이희숙 내 어릴 적의 부엌 부뚜막 위에는 헝겊 주머니가 걸려있었다. 어머니는 쌀을 씻기 전, 쌀 분량의 1/10을 떼어 주머니에 담았다. 가족을 위해 기도하면서 정성을 기울였고 끼니마다 주머니 속에 쌀이 소복이 쌓여갔다. 일요일에 ...  
71 무엇에 감사하는가?
이희숙
Aug 08, 2019 85
무엇에 감사하는가? 이희숙 빵 한 조각을 앞에 놓고 감사하는 주름 잡힌 손에 눈길이 간다. 가족이 둘러앉아 소박한 밥상 앞에서 고개 숙인 모습이 경건하게 다가오는 계절이다. 추수감사절에 정성을 기울여 터키를 굽는다. 누리끼리 구워진 칠면조의 고소한 ...  
70 금메달의 땀
이희숙
Dec 02, 2021 32
금메달의 땀 이희숙 떠나는 여름이 기승을 부린다. 더위가 절정에 올라 수은주가 화씨 95도를 넘나든다. 노동절 연휴 아침 교외의 넓은 축구 경기장으로 향한다. 손녀가 Labor Day Tournament의 결승전 경기를 하기 때문이다. 말할 나위 없이 손주의 행사는 ...  
69 울타리가 없는 집
이희숙
Aug 08, 2019 164
울타리 없는 집 (4. 15. 2021 중앙일보) 이희숙 우리 집은 울타리가 없다. 비가 갠 후, 탁 트인 옆집의 잔디가 한층 푸르게 보인다. 가끔 멀리서 말 울음소리가 ‘히이잉’ 들려온다. 빈 마당엔 옛 마구간의 여물통이 놓여 있다. 넓은 공간은 산토...  
68 열쇠가 주는 의미
이희숙
Aug 08, 2019 123
열쇠가 주는 의미 이희숙 나는 여러 개의 문을 열며 하루를 시작한다. 밤새 잠겼던 철문을 활짝 열고, 돌아가며 교실 문을 연 다음 창문을 젖히어 시원한 바람으로 환기를 시킨다. 곧이어 현관문을 열며 엄마 손을 잡고 등원하는 아이를 반갑게 맞이한다. 열...  
67 추억의 음식
이희숙
Jan 08, 2022 19
추억의 음식 내가 운영하는 어린이 학교를 졸업하며 떠나는 외국 엄마의 질문이다. "프리스쿨에선 잘 먹는데, 집에서 내가 해주면 안 먹어요. 이제 공립 킨더가든에 진학해서 점심 도시락을 싸 주어야 하는데 샌드위치 속에 어떤 재료를 넣었어요?"라고 묻는...  
66 귀 빠진 날
이희숙
Aug 08, 2019 372
귀빠진 날 이희숙 진달래가 온 산을 분홍빛으로 물들인다. 메말랐던 산천초목이 부활하는 계절이다. 내 귀가 빠진 날은 봄 한가운데 있다. 자연이 새롭게 피어나듯 작은 생명이 태어났다. 세상에 나와 한 달 후 엄마의 품에 안겨 부활절 예배에 참석했다고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