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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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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
Jul 13,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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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의 소리 이희숙 '으앙!' 울음소리가 공기를 흔든다. 한 생명이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며 터지는 소리다. 손자가 태어나는 날에 나는 딸을 걱정하며 병실 안을 안절부절 서성였다. 의사와 간호사는 아기의 숨쉬기를 확인한 후 바쁘게 가위로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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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손가락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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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
Jul 13,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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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손가락일지라도 이희숙 우리 집 빈터에 선인장 한 그루가 서 있다. 오래되어 아름드리나무처럼 큰 것이 넓적한 손바닥을 펴고 팔을 벌려 하늘의 기를 받은 듯 좌우 상하로 뻗어 나가는 모습이 장관이다. 우람한 자태와는 달리 꽃은 하늘거리는 얇은 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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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리와 두비의 두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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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
Jun 25,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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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기 위해 훈육하다 (Wall-E와 Doo-B의 두 번째 이야기) 입양된 두비는 가족이 되기 위한 훈련의 시간이 필요했다. 대소변을 아무 데나 배설해 놓아 우리 가족을 당황케 했다. 용변을 보게 하기 위해 밖에 데리고 나가면 주위에 관심이 많아 통제가 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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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리 Wall-E의 동생이 된 두비 Do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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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
Jun 25,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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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리의 동생이 된 두비 이희숙 새 가족이 또 생겼다. 두 살 된 작은 마티스다. Petco 쇼핑몰 울타리 안 많은 유기견 틈에서 조용히 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띄어 그를 입양했다. 새 식구의 이름은 이미 우리 집에서 귀여움을 받고 있는 강아지 월리 Wall-E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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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그 물건, 그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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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
Jun 12,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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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그 물건, 그 마음 이희숙 요즈음 나는 긴장된 시간을 산다. 과학과 IT산업의 발달로 생활이 편리해지긴 했지만 새로운 지식을 취득하느라 숨이 가쁘고 벅차기 때문이다. 신발명품이 옛것을 밀어낸 탓에 유효하게 사용하던 물건도 사라진 지 오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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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묘막측(新墓幕側)'이 새겨진 티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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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
May 29,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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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묘막측(新墓幕側)'이 새겨진 티셔츠 (6. 14. 2021 중앙일보 이아침에) 이희숙 낭랑한 목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아빠, 아빠!" 소리에 솔깃하여 고개를 들어보니 두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우리 집 잔디밭에서 해맑게 웃으며 뛰어논다. 아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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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픽추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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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
May 04,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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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픽추의 비밀 이희숙 구름이 벗겨지며 산의 형체가 드러난다. 구름이 비상하는 하얀 움직임을 바라본다. 신비에 싸인 산마루를 오르는 설렘에 심장의 박동이 빨라진다. 몇 년 전 우리 부부는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올 만큼 심한 건강 악화를 겪었다. 힘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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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난이 봉오리를 맺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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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
Apr 23,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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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난이 봉오리를 맺다 이희숙 꽃이 졌다. 야들한 꽃잎이 모두 떠나간 가지는 메마른 몸을 겨우 지탱하고 서 있다. 작년에 나는 골반골절 수술을 했다. 그때 지인이 보내준 양난(Orchid)은 홀로 누운 나를 위로하기 위해 찾아온 친구였다. 연분홍, 진분홍,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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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맞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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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
Mar 19,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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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맞는 날 (3. 20. 2021 중앙일보 이아침에) 이희숙 경쾌한 목소리가 전화기에서 들려왔다. "나, 지금 코로나 백신을 맞고 왔어." 건강하고 행동이 민첩한 50년 지기 친구다. 그녀의 정보를 알려주는 소식이 고마웠지만 한편 두려운 마음이 앞섰다.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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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속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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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
Feb 16,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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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속 할머니 (2.15.2021 중앙일보 이아침에 실림, 오렌지방 합평) 이희숙 영화 '미나리'를 보았다. 1980년대 남부 아칸소 시골에 이민 온 가족의 이야기다. 아버지가 농장을 이룰 꿈을 갖고 캘리포니아로부터 이사하는 장면으로 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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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과 그리움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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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
Feb 03,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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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과 그리움을 넘어 이희숙 막새 바람이 분다. 나무 몸통에 붙어 있던 잎을 미련 없이 털어내며 이별한다. 지구의 중심을 향해 자신의 몸을 던지는 무욕의 계절이다. 하늘은 잎새 한 장도 허투루 떨구지 않는다고 하던가. 벌거벗은 나무들 사이로 뒷집의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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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나무를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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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
Feb 03,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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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나무를 심는다 (12/31/2020 중앙일보 이 아침에 실림) 이희숙 나이 탓일까? 그동안 해오던 일상이 벅차게 느껴져 손을 놓고 싶다. 몸도 약해져 의욕을 잃고 침울해진다. 복막투석을 집에서 하는 남편의 간호사 역할도 큰 몫을 한다. 은퇴해야겠다는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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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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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
Feb 03,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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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릴레이 (Meal Train) (12/18/2020 중앙일보, 그린에세이 1월호에 실음) 이희숙 귀를 의심했다. 딸이 알레르기 테스트를 하면서 유방암이 발견되었다고 했다. 나에게는 아직 어린아이 같은데 가정을 꾸려나가는 모습이 애처롭고 대견하게 생각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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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의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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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
Feb 03,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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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의 계획 이희숙 많은 일이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새해를 맞이하며 남편의 목회 생활 43년을 마무리하는 은퇴 예배 날짜를 정했다. 그는 몸을 돌볼 겨를 없이 외길을 걸어왔기에 건강이 좋지 않았다, 그의 곁에서 남은 시간을 함께하기 위해 나도 은퇴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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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주는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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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
Feb 03,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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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주는 위로 이희숙 '집의 편안함을 누리세요!' ' Enjoy the comforts of home!'이라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신장 투석 크리닉 벽에 붙어있는 포스터다. 남편이 혈액투석을 시작한 지 석 달을 지난다. 생전 처음 겪는 어려움에 긴장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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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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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
Feb 03,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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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그랬다 이희숙 나만의 해결 과제가 있다. 2 년마다 비전 드라이브 테스트를 치러야 한다. 왼쪽 눈의 시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12월에 예약하고 눈 정밀 검사 서류(DL 62 Vision Form)를 제출하여 4월에 운전 실기 시험 날짜가 잡혔다. 코비드 19로 인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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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회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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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
Feb 03,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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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회의 추억 ( 9/26/2020 중앙일보 독자 마당에 실림) 이희숙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달력 속에 어린이날과 어머니날이 들어 있다. 우리 어린이학교는 매년 가정의 달이면 운동회를 개최한다. 자카란다 보랏빛 꽃그늘이 공원을 물들일 무렵. 어린이들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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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홍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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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
Feb 03,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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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홍시 (8/17/2020 중앙일보 독자 마당에 실림) 이희숙 봄비가 내렸다. 예년과 다르게 메말랐던 남가주가 촉촉하다. 죽은 듯 보였던 나뭇가지는 연한 순을 틔우며 숨을 고르고 내면에 잠재했던 힘으로 더욱더 세게 물을 빨아올린다. 빗방울이 영롱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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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히고 싶지 않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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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
Feb 03,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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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히고 싶지 않은 사람들 (6. 27. 2020 중앙일보) 이희숙 '유월'하면 떠오르는 날이 있다. 현충일이다. 그날엔 어김없이 어머니와 가는 곳이 있었다. 동작동 국립묘지 한쪽에 자리 잡은 외삼촌의 묘이다. 그곳은 과거를 잊은 듯 평온한 초록 잔디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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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동네'는 '나쁜 동네'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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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
Nov 12, 2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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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동네'는 '나쁜 동네'가 아니다 (11.12.2020 중앙일보 이 아침에 실림) 이희숙 애너하임에서 백인 원장으로부터 인수한 어린이학교를 어언 30년 동안 운영하고 있다. 나름 민족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한글 '어린이학교'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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