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숙의 창작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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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배려를 담은 '까치밥'
이희숙
Oct 23, 2020 31
배려를 담은 ‘까치밥’ (10/23/2020 중앙일보 이 아침에 실림) 이희숙 몇 년 전 앞뜰에 아기 감나무를 심었다. 한 해 두 해를 지나며 키를 더하고 어깨를 넓힌 나무는 따스한 봄볕을 마주 보며 올해는 노란 감꽃을 피웠다. 마치 아가 볼에 있는 보...  
25 교육의 '현장'이 사라진 시대
이희숙
Aug 26, 2020 31
교육의 ‘현장’이 사라진 시대 (8/26/2020 중앙일보 이아침에 실림) 이희숙 새 학기가 시작되는 절기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졸업과 입학을 축하하는 행사를 할 수 없다. 한 과정을 시작하고 맺는 메시지도 전할 수 없다. 설렘이 사라져 아쉬움...  
24 독립기념일에 비친 한인의 긍지
이희숙
Jan 20, 2022 30
독립기념일에 비친 한인의 긍지 이희숙 7월 4일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이다. 거리와 주택은 성조기로 장식되어 화려한 물결을 이룬다. 별과 줄무늬의 파란색은 단결, 빨간색은 희생, 흰색은 충성을 의미한다. 또한 별은 50개의 연방 주를 상징한다. 성조기 문양...  
23 월리 Wall-E의 동생이 된 두비 DooB-E
이희숙
Jun 25, 2021 30
월리의 동생이 된 두비 이희숙 새 가족이 또 생겼다. 두 살 된 작은 마티스다. Petco 쇼핑몰 울타리 안 많은 유기견 틈에서 조용히 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띄어 그를 입양했다. 새 식구의 이름은 이미 우리 집에서 귀여움을 받고 있는 강아지 월리 Wall-E의 ...  
22 파도타기(Surfing)
이희숙
Jan 12, 2022 29
파도타기(Surfing) 이희숙 손자는 어릴 적 파도타기를 좋아했다. 몰려오는 파도를 리듬 타듯 올라타며 물살에 묻히면서도 보드에 엎드렸다. 밀려오는 푸른 등줄기에서 아찔한 속도를 즐겼다. 햇살에 번뜩이는 물빛과 어우러져 피부가 까맣게 그을리면서 꼬마...  
21 공간의 여유
이희숙
Oct 19, 2021 28
공간의 여유 미지의 공간으로 여행을 떠났다. 낯선 곳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호기심으로 설레며 가방을 꾸렸다. 늘 똑같은 일상으로 잔잔하던 가슴에 파문이 일렁였다. 처음엔 간편하게 작은 가방을 선택했지만, 방문하는 세 나라가 위도의 차이로 날씨 변화가...  
20 제맛을 유지하려면
이희숙
Aug 12, 2021 27
제맛을 유지하려면 수평선 위로 둥근 해가 기지개를 켠다. 잠자던 바다는 붉게 상기된 볼처럼 반짝인다. 어두움이 물러가는 시간에 내가 즐겨 찾는 곳이 있다. 뉴포트 비치에 있는 120여 년 된 '도리 어시장'이다. 그곳을 찾을 때마다 나의 가슴은 콩...  
19 홀로 서는 아이들
이희숙
Oct 23, 2020 27
홀로 서는 아이들 ( 9/14/2020 중앙일보 열린 광장에 실림) 이희숙 날씨가 뜨겁다. 폭염 주의보가 내려지고 지구가 끓는 듯하다. 화씨 110도를 넘나들며 정전 사태가 벌어진다. 에어컨까지 꺼지게 하는 비상사태를 초래한다. 바깥 놀이를 못 해 몸을 비트는 ...  
18 칠순에 졸업장을 받다 (중앙일보 이 아침에/2.23.2024) 3
이희숙
Feb 23, 2024 27
[이 아침에] 칠순에 졸업장을 받다 이희숙 수필가 육 학년 칠 반에 입학했다. 가슴에 손수건을 단 아이처럼 설레며 컴퓨터를 열었다. 이국땅에서 50여 년이 지나서야 단발머리 문학소녀의 꿈을 찾았다. 뒤늦게 시작한 탓에 은퇴 후 늦깎이 학생이 되었다. 경...  
17 '신묘막측(新墓幕側)'이 새겨진 티셔츠
이희숙
May 29, 2021 26
'신묘막측(新墓幕側)'이 새겨진 티셔츠 (6. 14. 2021 중앙일보 이아침에) 이희숙 낭랑한 목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아빠, 아빠!" 소리에 솔깃하여 고개를 들어보니 두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우리 집 잔디밭에서 해맑게 웃으며 뛰어논다. 아이는 &#...  
16 분수를 내뿜는 고래 (중앙일보 이 아침에 / 8.17.2023) 2
이희숙
Aug 17, 2023 25
[이 아침에] 분수를 내뿜는 고래 이희숙 수필가 열돔 현상 탓일까? 캘리포니아도 아열대기후로 바뀌나 보다. 습하고 높은 온도에 살갗 신경이 화들짝 놀란다. 차가운 물과 음식만 찾으니 예민한 위장이 신음한다. 여행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남태평...  
15 내 삶의 내비게이션
이희숙
Aug 01, 2021 25
내 삶의 내비게이션 이희숙 커다란 가방을 밀며 로스앤젤레스 공항에 들어오던 때가 생각난다. 어린 두 딸의 손을 잡고 낯선 땅에 발을 디딘 지도 벌써 삼십여 년이 지났다. 그때는 American Dream을 이루기 위한 뚜렷한 계획도 미처 세우지 못한 채였다. 한...  
14 작은 손가락일지라도
이희숙
Jul 13, 2021 25
작은 손가락일지라도 이희숙 우리 집 빈터에 선인장 한 그루가 서 있다. 오래되어 아름드리나무처럼 큰 것이 넓적한 손바닥을 펴고 팔을 벌려 하늘의 기를 받은 듯 좌우 상하로 뻗어 나가는 모습이 장관이다. 우람한 자태와는 달리 꽃은 하늘거리는 얇은 노란...  
13 징검다리를 건너며 (9.20.22/ 중앙일보 이 아침에)
이희숙
Sep 20, 2022 24
징검다리를 건너며 이희숙 가뭄과 폭염으로 물과 전기 사용을 절제하며 힘겨운 여름을 보냈다. 지구촌의 다른 쪽에선 폭우와 태풍의 피해로 몸살을 앓았다. 유난히 비가 많던 겨울이 생각난다. 물이 충만할 계곡을 그려 보며 폭포(Santa Anita Sturtevant Fal...  
12 그땐 그랬다 2
이희숙
Feb 03, 2021 24
그땐 그랬다 이희숙 나만의 해결 과제가 있다. 2 년마다 비전 드라이브 테스트를 치러야 한다. 왼쪽 눈의 시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12월에 예약하고 눈 정밀 검사 서류(DL 62 Vision Form)를 제출하여 4월에 운전 실기 시험 날짜가 잡혔다. 코비드 19로 인해 ...  
11 어머니의 홍시
이희숙
Feb 03, 2021 24
어머니의 홍시 (8/17/2020 중앙일보 독자 마당에 실림) 이희숙 봄비가 내렸다. 예년과 다르게 메말랐던 남가주가 촉촉하다. 죽은 듯 보였던 나뭇가지는 연한 순을 틔우며 숨을 고르고 내면에 잠재했던 힘으로 더욱더 세게 물을 빨아올린다. 빗방울이 영롱하게 ...  
10 사랑의 릴레이 2
이희숙
Feb 03, 2021 22
사랑의 릴레이 (Meal Train) (12/18/2020 중앙일보, 그린에세이 1월호에 실음) 이희숙 귀를 의심했다. 딸이 알레르기 테스트를 하면서 유방암이 발견되었다고 했다. 나에게는 아직 어린아이 같은데 가정을 꾸려나가는 모습이 애처롭고 대견하게 생각했었다. ...  
9 그분의 계획
이희숙
Feb 03, 2021 22
그분의 계획 이희숙 많은 일이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새해를 맞이하며 남편의 목회 생활 43년을 마무리하는 은퇴 예배 날짜를 정했다. 그는 몸을 돌볼 겨를 없이 외길을 걸어왔기에 건강이 좋지 않았다, 그의 곁에서 남은 시간을 함께하기 위해 나도 은퇴를 ...  
8 잊히고 싶지 않은 사람들
이희숙
Feb 03, 2021 22
잊히고 싶지 않은 사람들 (6. 27. 2020 중앙일보) 이희숙 '유월'하면 떠오르는 날이 있다. 현충일이다. 그날엔 어김없이 어머니와 가는 곳이 있었다. 동작동 국립묘지 한쪽에 자리 잡은 외삼촌의 묘이다. 그곳은 과거를 잊은 듯 평온한 초록 잔디 위...  
7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이희숙
Jan 08, 2022 20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이희숙 어릴 적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놀이를 했다. 술래가 "무궁화꽃이 ..." 외치며 눈을 감고 있으면 우리는 몰래 발걸음을 떼어 술래에게로 다가갔다. 구호가 끝나면 부동 상태로 정지해야 하는데 이때 동생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