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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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춤바람
최숙희
Feb 06, 2017 188
춤바람 몸을 움직이는 운동은 보는 것도 하는 것도 싫어한다. 좁은 운동장 대신 수영장이 있는 국민학교를 다녀서 할 줄 아는 운동은 학교건물 옥상에서 하던 피구와 수영이 유일하다. 중고교 때 체육은 주로 체력장 연습과 자율학습으로 때우기 일쑤였다. 제...  
6 버리고 나니 행복감이 생겼다
최숙희
Oct 02, 2016 196
시작은 식탁이었다. 식탁이 도착할 터이니 자리 마련해놓으라는 갑작스런 엄마의 전화를 받았다. 팔순이 내일모레인 친정엄마가 이제 살림을 줄여야겠다고 건조한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아끼려고 천으로 덮어만 두었던 것이라 운송료가 들어도 미국의 나에게 ...  
5 다친 달팽이를 보게 되거든
최숙희
Jan 28, 2017 199
다친 달팽이를 보게 되거든( 2016년 그린에세이 등단작품) 붉으죽죽한 비로도 커튼이 에어컨 바람에 펄럭인다. 지금은 찾아보기조차 힘든 벽걸이 에어컨, 골드스타 상표이다. 금성, 메이드인 코리아를 다른 곳에서 보았으면 반가웠겠지만 딸이 두 명의 룸메이...  
4 아버님의 약장
최숙희
Feb 05, 2017 223
아버님의 약장 내복에 조끼만 입고 계셨다. 은행이나 동사무소 갈 때조차 정장을 챙겨 입고 모자까지 쓰시던 멋쟁이셨는데. 환자 수발에 지친 노인이 오랜만에 보는 며느리에게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 침대에 누워계신 시어머니는 차라리 곱다. 큰아들을 잃은...  
3 두 갈래 길
최숙희
Feb 06, 2017 374
두 갈래 길 부부만 달랑 살아 절간 같던 집이 복잡해졌다. 대학을 졸업한 딸이 부친 짐이 도착하여 현관에 쌓여있다. 부모와 떨어져 지낸 아이의 4년이 궁금하여 짐을 풀러 보았다. 독특한 취향의 옷가지와 구두, 가방에 놀랐다. 예술하는 아이라서 그런지 아...  
2 기러기 가족
최숙희
Feb 08, 2017 406
기러기 가족(D-69일) 뜨거운 샤워를 하다가 물이 미지근해지며 급기야 찬물로 바뀌는 일처럼 화나는 일은 없다. 갑자기 늘어난 식구들이 물탱크의 온수를 다 써버렸나 보다. 여동생이 기러기 가족으로 LA에 온 후 마음에 드는 집을 찾을 때까지 우리 집에 머물...  
1 레몬 디톡스
최숙희
Jan 28, 2017 438
레몬 디톡스    친정엄마가 한국서 나의 결혼사진을 들고 오셨다.  20여 년 전 것인데도 배경을 뿌옇게 처리해서 인지  인물이 뽀샤시 돋보인다.   자기 아버지를 닮아 머리가 많이 벗겨진 남편과 중년 이후 몸이 불어  두루뭉술해진 나를 사진 속 인물과 연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