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재미수필문학가협회 신인상 수상자가 선정되었기에 아래와 같이 공지합니다.  

 

 

당선 : 고명희 <겨울 소리>

 

가작 : 한이나 <되찾은 축복>

        김쟈넷 <사막에 핀 아이스크림>

 

장려 : 명광일 <시간의 노래>

        홍병찬  <소나기>

        김카니  <황금빛 호수>

 

 

[심사평]

 

  올 해로 열 번째를 맞은 ‘재미수필문학가협회’의 신인상 공모에 많은 분들이 응모해 주심에 우선 감사를 표한다. 뿐만 아니라 예년에 비해 우수한 작품이 많아 순위를 정하는 일에 심사위원들의 진지한 토론이 있었음도 기쁘게 생각한다.

  수필은 ‘본인’의 이야기나 경험을 ‘본인’의 감각으로 해석하여 재단하고 분석한 후 인생의 의미까지 부여하는 작업으로써, 사물이나 자연을 보는 작가 특유의 예리한 상상력과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이 요구되는 장르다.
이에 맞추어 표현에 무리가 없으면서도 의미의 흐름이 편안한 작품을 우선으로 하되, 작품 전체가 주제를 벗어나지 않고 읽는이의 마음까지 움직여줄 수 있다면 더 없이 훌륭한 글이라는 기준으로 작품을 선정했다.


  당선작 고명희의 '겨울소리'는 누구나 그런 기억을 갖고 있음직한 어릴 적 한국의 겨울을 떠오르게 하는 묘한 그리움으로 우릴 안내한다. 아직도 가슴 한 켠에 쏟아내지 못한 덩어리로 남아있는 아쉬움의 조각이 오히려 포근하게 전달되었다. 고명희는 꾸미지 않은 소박한 문장으로, 독자에게 감동을 강요하지 않는데도 그녀가 가진 따뜻한 감성이 그대로 전달되는 힘이 있다.  ‘겨울소리’는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당선작에 선정 되었다.


  가작 한이나의 '되찾은 축복'은 일터에서 만난 환자를 간호사의 눈으로만 보지 않고 자신의 마음 가운데에 담아 그녀와 함께 고통을 호흡하는 모습을 세련된 문장으로 담담히 잘 표현하였다. 김자넷의 ‘사막에 핀 아이스크림 꽃'은 갓 이민을 와서 정착하는 17세 소녀의 생각과 다짐을 자연스럽게 이야기로 풀어주었다. 특히 김자넷은 어린 나이에 한국을 떠나 온 1.5세로서 영어와 한국어를 완벽하게 극복하고 문장마다 적절한 표현을 실어내었다는 것이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장려상으로 선정된 세 작품 모두 감성과 관조의 미를 잘 드러내 주고 있다. 김카니의 '황금빛 호수'는 사별한 남편에 대한 애틋한 정과 그리움을 차분한 톤으로 잘 풀어내었고, 홍병찬의 '소나기'는 소나기를 모티브로 하여 변함없는 동심의 기억을 무리 없는 구성과 적절한 어법으로 잘 반추해내었으며, 명광일의 '시간의 노래'는 확장된 시공간을 넘나들며 시간의 의미를 존재의 의미와 연결시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습작을 많이 한 느낌이 드는 잘 다듬어진 글로 앞으로 많은 발전이 기대된다.

 

  우리들은 비록 미국에서 세월을 보낸 디아스포라들이지만 아직도 한글로 발표된 이야기들이 더 정겹고 사랑스럽다. 모국어, 그렇다. 우리의 어머니가 되는 말. 항상 포근한, 돌아갈 수 있는 고향과도 같은 우리말이다. 해가 거듭될수록 더 많은 이가 잊지 못할 우리의 삶을 글로 남기는 일에 함께 하기를 기대해 본다.


'재미수필문학가협회'의 새 식구가 된 수상자들에게 한아름 꽃다발을 안겨드린다.

 

심사위원 김화진, 박유니스, 여준영 (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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